‘십원빵’ 합법화된다…화폐 도안 영리목적 이용 가능

한국은행, 화폐 도안 영리목적 이용 허용
9월1일부터 십원빵·티셔츠 등 적용
규격 요건 등 준수, 화폐 위변조 행위는 금지

화폐 도안 무단 사용으로 논란이 됐던 경주 ‘십원빵’. 한국은행

경주 명물 ‘십원빵’ 등이 화폐 도안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을 개정해 9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화폐 도안은 한은이 별도로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영리 목적의 사용이 금지됐다. 화폐 위·변조 심리를 조장하고, 신뢰성을 떨어트린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한은은 지난해 10원짜리 동전을 본떠 만든 경주의 ‘십원빵’ 판매업체에 디자인 변경을 요구했고, 십원빵 업체 등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자영업자를 힘들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년여간의 갈등 끝에 이번에 한은이 “국민의 창의적 경제활동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며 화폐 도안을 허용하면서 십원빵뿐 아니라 화폐 도안을 활용한 의류·소품·잡지 등 인쇄물에도 화폐 도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규격 요건을 준수한 화폐 모조품까지도 폭넓게 허용됐다.

화폐 도안 이용 가능 예시. 한국은행

다만 영리 목적과 관계없이 화폐 위·변조를 조장하거나, 화폐의 품위와 신뢰성을 떨어트리는 부적절한 사용은 여전히 제한된다. 음란성과 폭력성, 혐오감 등이 표현되거나 화폐를 불태우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등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부적절하게 이용되는 경우도 안 된다. 

또 신사임당, 세종대왕, 율곡 이이 등 화폐 도안의 인물만 따로 떼어 원래 모습과 다르게 변형하는 경우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다. 한은은 화폐 전체에 대한 저작권은 갖고 있지만, 도안 내 인물의 저작인격권은 화폐 영정 작가에게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