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왕십리역 가깝지만…행당동 59㎡가 15억원?
일반분양 물량 67%가 전용 45㎡
왕십리역·행당초 가까운 '교통대장'
"층수 고려하면 옆 단지보다 다소 비싸"
30일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써밋갤러리 내부엔 20여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동구 행당동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 개관 시간에 맞춰 찾아온 방문객들이다. 현장과 다소 떨어진 곳에 견본주택을 마련해서인지 붐비는 정도는 아니었다. 분양 관계자는 "집객 자료를 따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용 45㎡가 메인…3인 세대는 글쎄
대우건설은 성동구 행당동 행당7구역 재개발을 통해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을 공급한다. 최고 35층, 7개동, 958가구 가운데 13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강북권에선 '용산 푸르지오 써밋'에 이어 두번째로 대우건설의 하이엔드(고급) 브랜드를 달고 나오는 단지다. 내달 2일 특별공급, 3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는다.
전용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45㎡(93가구) 9억360만원 △59㎡(8가구) 14억5400만원 △65㎡(37가구) 16억4680만원이다. 3.3㎡(평)당 분양가는 5232만원 수준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45㎡가 주력인 만큼 65㎡보다 평단가를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80%가량 공정이 완료돼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만큼 발코니 확장과 가전·가구 옵션도 모두 적용돼 있다. 이를 반영한 실질 분양가는 △45㎡ 9억3097만원 △59㎡A·B·D 14억9192만원 △65㎡ 16억8643만원 수준이다.
일반분양 물량 중 67%는 초소형인 전용 45㎡(18평)로 공급된다. 견본주택엔 45타입 유니트가 마련됐다. 통상 가장 크고 좋은 타입을 전시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주력 평형을 실제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소형 평형임에도 맞통풍이 가능한 구조였다. 견본주택을 찾은 30대 남성은 "거실과 주방은 45㎡ 치고 넓게 빠진 것 같다"면서도 "방 2개가 너무 작아 침대를 놓으면 꽉 찰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약을 고민 중인 여성 방문객은 "2명이 살기는 딱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문기남 행당7구역 조합장은 "2016년부터 구청과 장기전세주택 반환을 두고 논의 중인데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임대 비율을 넘어서는 35가구를 도로 찾아와 매매하면 조합의 사업수입이 3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시설은 단지 가운데 조성된 지하(썬큰)광장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피트니스와 골프연습장, 사우나, 게스트하우스 등이 마련된다. 102동과 103동 사이엔 지상 2~3층 높이의 스카이브릿지가 설치돼 커뮤니티 접근성을 높인다.
왕십리역 최대 장점…소형이라도 흥행할까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은 왕십리역과 가깝다는 게 가장 큰 입지적 특징이다. 현재 2·5호선, 수인분당선·경의중앙선이 지나는데 향후 동북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까지 예정됐다. 왕십리역 9번출구에서 단지 경계까지 도보 5분 소요된다. 행당초등학교도 불과 100m가량 떨어져 있다.
재개발 지역인 만큼 단지 주변이 주택가와 좁은 골목으로 이뤄져 차량을 이용하기엔 다소 불편해 보였다. 걸어가다가도 차가 오면 한쪽으로 비켜서야 했다. 단지 내부가 평지인 것과 달리 외부는 경사가 살짝 있었지만 심하진 않았다.
분양가는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인근 '서울숲 리버뷰 자이(2018년 입주)' 전용 59㎡는 지난달 15억80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전용 59㎡ 분양가는 이보다 1억원가량 낮다. 다만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저층(2·3·4·8층)임을 고려하면 전용 65㎡(최고 20층) 분양가와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은 저층, 서울숲리버뷰자이는 고층이니 라체르보가 저렴한 게 아니다"라며 "전용 65㎡ 평당 분양가가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59㎡와 비슷하다. 입주 연도가 차이 나니까 라체르보가 비싼 게 정상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전용 45㎡는 가격이 괜찮지만 원룸 수준으로 면적이 작아 살기가 불편할 것"이라며 "투자가치를 고려하면 그나마 전용 65㎡에 청약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일반분양 물량이 소형 위주다 보니 중대형 평형을 찾는 수요자들은 이 단지 입주권 또는 다른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행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용 84㎡를 배정받는 조합원 매물은 프리미엄이 14억원 이상 붙었다"라며 "106동이 전용 84㎡로만 이뤄져 인기가 많다. 매도자가 '단 1000만원도 깎아줄 수 없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대형 평수를 선호하는 강남과 달리 왕십리 일대는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1~2인가구 수요가 많아 소형 평수여도 흥행엔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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