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에 집착말자 …'긍정골퍼' 김민수·정민서 활짝 웃었다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8. 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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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등규배 매경아마선수권
김민수, 안성현과 접전 끝 우승
정민서는 女 와이어 투 와이어
나란히 프로 대회 출전권 획득
김 "PGA 챔피언 위해 노력"
정 "우승 많이하는 골퍼될 것"
30일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제28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시상식을 마친 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회장,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 남자부 우승자 김민수, 여자부 우승자 정민서,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이석호 서원밸리CC 대표이사(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주 이승환 기자

프로골퍼를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 제28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 김민수(16·호원고부설방송통신고)와 여자부 정민서(18·학산여고)가 우승 컵을 들어올렸다. '아마추어 메이저'에서 우승한 두 선수는 국가대표 포인트 600점과 함께 프로 대회 출전권도 따내고 환호했다.

김민수는 30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최종일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김민수는 단독 2위 안성현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또 여자부에서는 정민서가 1라운드부터 선두에 나서 최종일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하면서 국가대표 오수민(17언더파 271타)을 5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대회 내내 리더보드 최상단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남자부는 막판까지 우승 경쟁이 치열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김민수는 전반에 1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그러나 14번홀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짧은 거리에서 두 번의 퍼트를 놓친 김민수는 더블 보기를 적어냈다. 김민수가 주춤하는 사이 안성현이 15번홀과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격차는 1타로 좁혀졌다.

마지막 18번홀 결과에 따라 우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김민수는 침착하게 파를 잡아내며 이번 대회 우승을 확정했다.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양손을 불끈 쥐며 환호한 그는 18번홀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김민수는 "17번홀에서 단독 2위 안성현과의 격차가 1타까지 좁혀져 걱정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면서 "아마추어 메이저 대회인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돼 행복하다.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발전을 거듭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골프를 접하게 된 김민수는 지난해부터 자신의 이름을 조금씩 알려나갔다. 올해는 더욱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를 310야드까지 늘리고 백스윙 크기를 4분의 3으로 줄인 뒤 정교함까지 장착했다. 그러고서 이번 대회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9번이나 들었다.

올해 출전한 대한골프협회 주관 9개 대회에서 8차례 톱10에 올라 여자 아마추어 골퍼 중 성적이 가장 꾸준했던 정민서는 우승이 없는 아쉬움을 이번에 풀었다. 정민서는 "아마추어 메이저 대회에서, 그것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해 무척 기뻤다. 마지막 퍼트를 하고 친구들에게 물세례를 받았는데 정말 시원하더라. 물을 계속 맞고 싶었다"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정민서는 고교생이 된 뒤, 기량이 확 늘었다. 또래 다른 골퍼들처럼 샷 거리를 늘리려 꾸준하게 체력 훈련한 효과가 컸다. 그 결과 올해 평균 드라이버샷 250~260야드를 칠 정도로 거리를 늘렸다. 샷에 대한 자신감이 붙고, 강한 멘탈까지 더해 어떤 대회에서든 우승에 도전할 만한 골퍼로 성장했다.

김민수와 정민서 모두 우승 원동력으로 '긍정 골프'를 꼽았다. 공교롭게 최등규배 매경아마골프선수권 직전에 열린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남녀부 우승을 노리다가 미끄러졌다. 정민서는 준우승, 김민수는 공동 10위에 올랐다. 둘 다 과거 실수에 집착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이전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해 곧장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민수는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사소한 실수에 사로잡혀 우승을 놓쳤다. 그래서 샷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최종일 14번홀 더블 보기에도 발목을 잡히지 않고 내 경기를 마지막까지 할 수 있었던 것도 긍정 골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실수는 최대한 빨리 잊고 내가 해야 하는 것을 확실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민서는 "위를 바라봤다 안 풀린 적이 많았다. 우승 생각은 최대한 버리고 하던 대로 하자는 생각이었다"면서 "송암배를 비롯해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놓치니까 '이 벽을 언제쯤 깰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스로 다독였더니 그게 약이 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2025년도 국가대표를 사실상 확정한 김민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대형 사고를 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민수는 "올해 예선전을 거쳐 출전했던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공동 51위를 차지했는데 내년에는 우승을 목표로 잡으려고 한다"며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는 장면을 수도 없이 상상했다. 한국 골프 역사에 '김민수'를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정민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개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정민서는 다음달 20일 열릴 대보 하우스디 오픈과 내년에 치러질 Sh수협은행 MBN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정민서는 "지난해 프로 2개 대회에 초청받은 적이 있었는데 모두 컷 탈락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다. (우승 덕분에 출전권을 따낸) 2개 대회에서는 컷 통과를 넘어 톱10에 들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둘 다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부진 각오도 드러냈다. 김민수는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보완한다면 앞으로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이 되는 날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민서는 "프로가 돼서도 어떤 대회에서든 꾸준한 성적을 내는 골퍼가 되고 싶다. 꾸준한 톱10 못지않게 이번을 계기로 우승 벽을 깬 만큼 우승도 좀 더 많이 하는 골퍼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 김지한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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