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학생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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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도학생들은 참 특이한 사람이 많다.
나는 대학과 병원에서 일하니 전공의, 석사와 박사과정 학생, 학부생 등 지도학생이 여러 명 있는데 특별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내 지도학생은 여러 명이 그러지 않았다.
중국과 몽골에서 한국으로 와 내 지도로 석사와 박사를 딴 학생도 여러 명인데 각국에서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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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도학생들은 참 특이한 사람이 많다. 나는 대학과 병원에서 일하니 전공의, 석사와 박사과정 학생, 학부생 등 지도학생이 여러 명 있는데 특별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보통은 과정을 마치면 치과 개원을 하거나 공직에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 지도학생은 여러 명이 그러지 않았다. 물론 수련과정을 훌륭히 마치고 학위도 딴 후 개원해서 진료하며 계속 공부하는 제자도 여러 명이다. 요사이는 기술이 발전해서 꾸준히 공부를 안 하면 환자들도 바로 안다고 한다. 가끔 만나 최신 트렌드를 내가 배우곤 한다.
전문의를 따고 학위를 받은 한 제자는 지역사회 주민들과 만든 특별한 치과에서 일하면서 작은 지역으로 들어가 어렵게 사는 분들께 진료를 제공한다.
또 다른 제자는 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 장애인 환자를 치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꾸준히 연구해 세계 유수의 저널에 논문을 내니 지도교수보다 훨씬 낫다.
재미있는 경우도 있다. 2000년 후반에 맡았던 학생은 물리학을 공부하고 치의학대학원에 들어왔는데, 블록체인을 이해하고 학문으로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 당시 나를 만나서는 자기는 블록체인에 대한 신념으로 코인을 샀는데 투자가 아니니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겠다고 했는데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과학적 신념이 부족한 나는 그때 말을 듣고 샀으면 팔아서 벌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우리는 같이 연구하여 지식재산권도 냈고 그는 모교에도 기부를 하니 보고 있으면 대견하다. 지금의 젊은 제자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자기의 커리어를 쌓아나갈 마인드도 가지고 있고 또 그만큼 우리나라의 문화가 발전하였다는 생각이다.
중국과 몽골에서 한국으로 와 내 지도로 석사와 박사를 딴 학생도 여러 명인데 각국에서 잘하고 있다. 몽골에서 왔던 학생은 임플란트 치료를 자국에 교육시키기 위해 몽골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를 여러 명 데리고 견학을 오곤 한다. 국내 임플란트 기업과 연계하여 산업 수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에 진료봉사도 가니 나는 감탄할 따름이다.
지난달 일본에 다녀왔다. 아시아치과보철학회 학술대회가 열려서 차기회장으로 가게 되었다. 내가 지도를 맡고 있는 치의학대학원 학생과 같이 갔는데 그는 스타트업을 창업하였다. 공대에서 로봇을 공부하였고, 치과 분야에도 접목을 시키고자 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요즘은 치의학, 특히 치과보철학 분야에서 로봇을 이용한 첨단 방식의 치료가 연구·도입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그의 연구하는 역량을 늘리고 세계 석학들과의 교류를 통해 향후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어 같이 가게 하였다. 좋은 기회였다고 하는데 앞으로 미래를 지켜보고 싶다.
나는 다양한 학생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참으로 색다르고 기쁜 일이다. 내게도 많은 영감을 준다. 앞으로도 재주를 가진 학생들을 만나 가르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들의 얘기에 더 잘 귀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김성균 서울대 교수·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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