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서로 이름 부르며 소통하는 마모셋 원숭이…영장류 최초

박정연 기자 2024. 8. 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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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닌 영장류가 서로 이름을 부르며 소통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인간 언어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며 "마모셋 원숭이들이 서로에게 특정 이름을 붙이는 능력은 복잡한 뇌 메커니즘의 발달을 시사하고 이는 인간 언어 탄생과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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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통해 서로를 구분하는 것으로 확인된 마모셋 원숭이.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이 아닌 영장류가 서로 이름을 부르며 소통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앞서 돌고래와 코끼리가 이름을 부르며 서로를 구분하는 것은 확인됐지만 영장류에서 이러한 행동이 관찰된 것은 처음이다.

데이비드 오머 이스라엘 히브리대 사프라 뇌과학센터(ELSC) 연구원 연구팀은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마모셋 원숭이들이 특정 음으로 서로 이름을 부르며 소통한다는 연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모셋 원숭이들의 대화를 녹음하고 분석해 이들이 '피콜'이라 불리는 독특한 발성을 통해 서로를 식별하고 소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콜은 주파수가 점진적으로 바뀌는 소리를 비교적 긴 시간 지속하면서 내는 일련의 음조 발성이다. 돌고래와 코끼리가 다른 개체와 소통할 때 개체마다 다른 피콜 음(이름)을 사용한다.

연구팀은 마모셋 원숭이 한 쌍이 피콜을 사용해 대화하는 소리, 녹음된 피콜 소리가 나는 컴퓨터 시스템과 원숭이 간 상호작용을 녹음해 분석했다.

그 결과 마모셋 원숭이들은 대화할 때 특정 피콜 음을 특정 개체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했다. 또 각 개체는 자신을 지칭하는 특정 피콜 음이 나오면 언제든지 이를 알아듣고 그에 맞춰 정확하게 반응했다.

마모셋 원숭이 그룹 내 가족 구성원 간 대화를 녹음해 분석한 결과 서로 다른 개체를 부를 때 비슷한 발성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을 정할 때 비슷한 특징의 소리도 사용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사투리와 유사한 것으로 이름을 배우는 학습 활동이 혈연관계가 없는 마모셋 원숭이 성체 사이에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들이 가족 그룹의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특정한 것을 지칭하는 발성을 학습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마모셋 원숭이의 이런 발성은 시야가 제한된 열대우림 서식지에서 서로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진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피콜을 사용해 이름을 부르며 사회적 유대감과 결속을 유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개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사회적 동물에게서 관찰되는 고도의 인지 능력이다. 최근까지 인간과 돌고래, 코끼리에게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인간과 진화적으로 가까운 비인간 영장류 중에서는 아직 발견된 적이 없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인간 언어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며 "마모셋 원숭이들이 서로에게 특정 이름을 붙이는 능력은 복잡한 뇌 메커니즘의 발달을 시사하고 이는 인간 언어 탄생과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오머 교수는 "마모셋 원숭이는 인간처럼 일부일처제 소규모 가족을 이루고 새끼를 함께 돌본다"며 "이런 유사성은 이들이 언어 발달 이전의 인류 조상과 비슷한 사회적 도전에 직면했고 이는 인간과 유사한 소통 방법 발달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p3757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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