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8번째' 무박2일→새벽 5시 서울 도착→훈련 최소화…김태형 "졌으면 대미지 컸을 텐데, 이겼으니 됐다" [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이기면 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맞대결에서 치열한 혈투 끝에 14-10으로 승리했다.
롯데와 한화전이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경기 시간 때문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내린 비로 인해 경기가 지연 개시됐고, 경기 중간에는 갑작스럽게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무려 68분이나 경기가 중단됐다. 게다가 초반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양 팀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치열한 난타전의 흐름이 만들어진 끝에 자정이 넘은 12시 7분에서야 경기가 끝났다. 역대 8번째 '무박 2일' 경기였던 셈이다.
평소 원정 경기라도 일찍 야구장을 찾아 훈련을 준비하는 롯데 선수단.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워낙 경기가 늦게 종료된 탓에 선수단은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야구장에 도착, 짐을 풀고 스트레칭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갔다. 위닝시리즈를 거두고 온 만큼 선수단의 분위기는 밝았지만,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 묻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몇 시에 도착했느냐'는 물음에 "새벽 5시"라고 답했다.
경기가 중단됐던 것을 포함해 무려 5시간 30분의 혈투. 그래도 경기에서 승리했기에 선수단의 체감 피로도는 덜하다는 것이 사령탑의 설명이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지연도 길었고, 힘들었을 것 같다'는 말에 "한화도 계속해서 따라오고 그러면서 경기가 길어졌다. 11시 정도면 경기가 끝났어야 됐는데, 한화가 계속 쫓아오고 우리도 추가점이 나왔다"며 "그래도 이기면 됐다. 뭐든지 이기면 피로도가 덜하다. 졌으면 대미지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롯데는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 선발 투수로는 정현수가 마운드에 오른다.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전날 4안타를 몰아친 윤동희가 선발에서 빠지고 벤치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정훈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날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정현수다. 지난 18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3⅓이닝 동안 무려 7개의 삼진을 뽑아내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김태형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직전 등판에서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3이닝 동안 5피안타 3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1군 무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자신 있는 투구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정현수가 얼마까지 던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공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점수를 주고, 안 주는 것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직전 등판처럼 볼이 많고 제구가 안 좋으면 어쩔 수 없다. 결국 경기 운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수 임장에서는 지난 18일 키움전에서의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자신을 어필할 차례다.
한편 이날 롯데는 1군 엔트리에서 임준섭을 말소, 현도훈을 콜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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