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산', 느린 속도로 훑는다…4명 사망·100여 명 부상

<앵커>

매우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한 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에 상륙한 뒤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1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태풍 진행 속도가 느려서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금속 합판이 종이처럼 구겨져 전선에 걸려 있습니다.

전봇대는 부러져 철근 뼈대가 드러났고, 주변 건물은 폭격을 맞은 듯 유리창이 부서지고 지붕이 뜯겨 나갔습니다.

도로에는 나뭇가지와 잔해물 등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주민 : 지붕 파편이 날아왔습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습니다.]

10호 태풍 산산은 어제(29일) 오전 규슈 남부에 상륙한 뒤 북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사람이 넘어지고 간판이 떨어질 정도의 최대순간풍속 초속 3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집중호우도 동반해 시코쿠에서 도카이까지는 비구름이 선 모양으로 이어져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선상 강수대가 형성될 걸로 예상됩니다.

이 지역에는 내일 정오까지 24시간 동안 300mm의 큰비가 예보됐습니다.

지난 27일 산사태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이후 도쿠시마에서 주택 붕괴로 80대 남성이 숨져 전체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습니다.

미야자키현에서 강풍에 깨진 유리에 80대 남성이 다치는 등 부상자는 100명 넘게 보고됐습니다.

문제는 태풍의 속도입니다.

시속 15km 정도로 느리게 이동하면서 다음 달 초까지 열도를 훑어 올라가며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교통 차질도 이어져 국내선 항공 600여 편이 결항됐고, 신칸센 운행 중단 구간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