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4.5살 장애인 문해 중학과정 첫 졸업…“고교과정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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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모두 쉽게 학교 다니고 졸업하지만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그래서 이 졸업장이 진짜 귀하게 느껴져요."
30일 오후 대구 동구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졸업식에서 중학과정 졸업생 대표 이은혜(40)씨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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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모두 쉽게 학교 다니고 졸업하지만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그래서 이 졸업장이 진짜 귀하게 느껴져요.”
30일 오후 대구 동구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졸업식에서 중학과정 졸업생 대표 이은혜(40)씨는 이렇게 말했다.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학력인정 문해교육 과정 가운데 중학과정 졸업생을 배출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날 이씨 등 모두 10명이 중학과정을 졸업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4.4살이다.
이씨는 “이제 중학교를 졸업했으니 고등학교 공부도 하고 싶다.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워 남들처럼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중학과정 졸업식과 함께 중학과정 입학식, 초등과정 졸업식도 함께 열렸다. 초등과정을 졸업하고 중학과정에 입학한 최상열(68)씨는 “학교에 와서 글자를 배우니 내가 할 줄 아는 것도 많아지고 참 좋다. 은행 가서 돈도 찾을 수 있고, 마트 가서 먹고 싶은 것도 살 수 있다. 배울 게 아직 많다. 앞으로 더 배워서 나보다 못한 사람 돕고 싶다”고 말했다.
조민제 질라라비장애인야학 교장은 “6년의 시간을 지나 드디어 전국 최초로 중학과정 졸업식을 맞이했다. 장애가 중하다고 쓸모없는 존재로 버려뒀던 사회를 향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어울려 살고 싶다는 외침이었고 노력이었다”며 “장애인에게 교육은 생명이며 권리이다. 오늘 당당히 졸업을 맞은 학생들에게 열렬한 축하와 격려를 보내며, 중학과정 졸업생들이 열망하는 고등학교과정 진학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보낸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오늘 졸업식은 전국 최초로 장애 성인의 중학학력 성취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값진 졸업을 일구어낸 졸업생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고, 각자가 마음에 품은 꿈을 꼭 이루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질라라비장애인야학의 학력인정문해기본교육 나래과정’은 지난 2018년 전국 처음으로 시작한 성인 장애인 대상 학력인정 문해교육프로그램이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지원해 올해까지 성인장애인 학습자 66명이 입학했고, 초등과정 졸업생 21명을 배출했다. 지난 2020년 교육부는 초등·중학 문해교육 기본교육과정 고시를 제정해 2022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성인 장애인을 위한 고등학교과정 학력인정 제도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질라라비장애인야학은 교육부 등에 고등학교과정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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