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긴 했는데'…엔비디아發 우려 속 떨고 있는 삼성전자

김인경 2024. 8. 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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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날보다 0.41% 상승…하이닉스도 17만원 회복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주 의구심↑
"일단 답은 기술주 이외에서 찾아야" 지적 속
"내년까지는 긍정적 업황 유지"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여전히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주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30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0.41%) 오른 7만 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14% 내린 주가의 하락폭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며 삼성전자는 7만 5000원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 전날 5%대 급락하며 17만원선도 놓친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이날 4000원(2.36%) 상승한 17만 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에 성공했다고 해도 안도를 하기엔 이르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은 AI 시장의 성장세에 대한 속도 조절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각) 폐장 후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이 300억 4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0.6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 매출 287억 달러, 주당 순이익 0.64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게다가 3분기 매출액 전망치(가이던스)는 약 325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 317억7000만 달러를 웃돌았으며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약속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미 눈높이가 너무 올라갔기 때문이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으나 매출총이익률은 컨센서스인 75.5% 대비 소폭 하회했다”며 “회사의 하반기 전망이 과도하게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차세대 AI칩인 블랙웰 생산 지연에 대한 납득할만한 해명도 없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이후 29일(현지시간) 4.94% 하락하며 12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엔비디아가 AI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만큼 국내 반도체주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올해 AI 기대감에 반도체주가 급등한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을 이끌던 엔비디아 주가 모멘텀 약화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게도 부정적”이라며 “레거시 메모리(28 나노미터 이상의 공정을 통해 생산된 반도체로, 일반적으로 첨단 반도체와 대조되는 구형의 범용 반도체)의 강세가 확인될 필요가 있지만, 최근 모바일 판매 약화 등으로 수요와 재고에 대한 우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 역시 “AI는 아직까지는 좋지만 앞으로도 자본지출(Capex)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면서 “미래는 이러한 요인들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달려있으며,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단 답은 기술주 외에서 찾아야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 하강과 신정부 정책, AI Capex 감소가 미칠 영향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엔비디아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고 해도,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주도주도 없는데다 AI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만큼 조정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평가도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회에서 차세대 제품에 대한 출시 및 출하 시점의 변동이 없다고 언급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타이트한 공급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 생산업체들의 HBM 출하 확대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반기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매크로 영향으로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양호한 AI 수요에 따른 실적을 기반으로 내년까지 긍정적인 업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초 대만에서 세미콘 타이완 행사가 진행되는데 이 자리에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해 기술 설명을 진행할 것”이라며 “시장 우려를 해소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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