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또 빨간불… 尹, 국회와 논의할까 [아카이브]
상반기 세수결손 10조원 수준
하반기도 대규모 세수결손 예상
수출 기업들 법인세 감소 영향
근거 없는 낙관론에 갇힌 정부
이번에도 불용 부추길까 우려
세수결손 시 국회와 논의 필요
올해 상반기 정부가 걷어야 할 세금 가운데 10조원의 결손이 확정됐다. 하반기에도 상당한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자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국회와의 논의를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2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4년 상반기 국세수입 실적 및 향후 세입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은 168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0조원(-5.6%) 줄었다. 법인세 수입이 17조8000억원(-48.7%)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업종별로는 2021년과 2022년 세수 증가를 견인했던 반도체ㆍ화학ㆍ철강금속 등 수출형 제조업의 실적 감소세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건 국회예산정책처가 하반기에도 법인세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는 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0년 이후 상반기 법인세 신고분을 분석해보니 전년 동기보다 법인세수가 감소한 건 2013년(-4조1000억원), 2014년(-1조1000억원), 2020년(-12조9000억원), 2023년(-18조4000억원)이었다.
하반기에는 2013년(1조4000억원)만 빼고, 2014년(-1000억원), 2020년(-2조7000억원), 2023년(-8조2000억원)에 모두 법인세 신고분이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법인세 중간예납(8~10월 수납)은 이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납부하는 것인데, 상반기 신고분이 줄어들면 하반기 중간예납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 법인세가 줄면 하반기에도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란 얘기다. 이는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8~9월 법인세 중간예납 상황이 좋을 것"이라는 기획재정부의 전망이 틀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책연구기관들도 국회예산정책처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하반기 세수결손이 이어지면서 올해 23조2000억원의 세금이 덜 걷힐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KDI는 16조8000억원의 세수결손을 전망했다.
문제는 정부의 대응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했을 때 감액 추경을 편성하지 않고 지방교부세 미교부와 같은 지출 억제, 기금 재원 활용 등으로 대응했다. 지금도 확장재정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경우 세입경정, 지출계획 조정 등을 포함한 추경(감액) 편성을 통해 대응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이를 위해 국회와의 논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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