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감독이 경기장에 나타났다···패럴림픽 배드민턴 응원간 이유는?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고 야인이 된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이 경기장에 나타났다. 축구장이 아닌 배드민턴 경기장 관중석이었다. 클롭 감독은 2024 파리 팰럴림픽 경기장을 방문해 ‘23년 지기’ 보이테크 치즈(뉴질랜드)를 응원했다.
AP통신은 29일 “클롭 감독이 이날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패럴림픽 배드민턴 경기를 관전했다”고 전했다. 클롭 감독은 대니얼 베델(영국)과 대결하는 치즈를 열렬하게 응원했다. 경기는 치즈의 0-2(5-21, 2-21) 완패로 끝났다. 클롭 감독은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클롭 감독은 “치즈의 아내 엘레나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며 “그가 코트에 있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인연은 20년도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클롭과 치즈는 2001년 독일에서 만났다. 유망한 축구 선수였으나 프로계약 직전 사고로 왼쪽 다리를 절단한 치즈는 재활 도중 당시 독일 2부리그 마인츠의 무명 사령탑이었던 클롭 감독을 만나 깊은 우정을 쌓았다.
클롭 감독은 이후 독일을 대표하는 명장으로 승승장구했다. 치즈는 독일 최고의 장애인 육상 선수로 거듭났다. 클롭 감독은 13개 대회에서 우승했고, 치즈는 패럴림픽 통산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클롭 감독은 종종 치즈의 도전 스토리를 팀원들에게 들려주며 영감을 주곤 했다.
2013년 장애인 육상을 그만둔 치즈는 2019년 뉴질랜드로 이주했고, 2021년 장애인 배드민턴에 입문했다. 그리고 3년 만에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클롭 감독은 “치즈는 내가 감히 하지 못한 일을 끊임없이 한다”며 “어젠 상어와 함께 수영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말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치즈는 다이빙 강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치즈는 배드민턴만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이 분야(배드민턴)에선 초보자에 불과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치즈는 “위르겐은 내 가족이다. 오늘의 힘든 패배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 편이 되어줘서 좋았다”며 웃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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