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과징금에서 합병 반대까지… 금융당국과 두산의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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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시작된 금융당국과 두산그룹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두산에너빌리티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금융감독원이 두산그룹의 사업재편을 사실상 반대하면서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두산에너빌리티에 과징금 161억415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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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시작된 금융당국과 두산그룹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두산에너빌리티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금융감독원이 두산그룹의 사업재편을 사실상 반대하면서 주목된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전날 한국거래소의 조회요구에 두산로보틱스와 포괄적 주식교환 합병을 철회하겠다고 공시했다.
스캇 박 두산밥캣 CEO(최고경영자)는 주주서한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들 및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시장과의 소통 및 제도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구조 개편을 다시 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두산로보틱스와의 시너지를 위한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이 금융당국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합병을 철회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이후 소액주주 이익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7월24일 두산그룹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1차 정정 요구를 한 데 이어 한 달 만인 지난 8월26일 2차 정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의사 결정 과정과 내용, 분할 신설 부문의 수익 가치 산정 근거 등이 미흡하다고 구체적인 사유를 언급했다.
주주와의 소통이 미흡했다고도 지적했다. 이 원장은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최근 기업설명회(IR)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외에선 CEO가 직접 나와서 주주들과 소통한다"면서 "두산은 과연 하셨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초에도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두산에너빌리티에 과징금 161억4150만원을 부과했다. 2022년 회계 위반으로 과징금 130억원을 부과한 셀트리온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이 회사 전 대표이사에게도 각각 10억107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7∼2019년 해외 건설공사 등 일부 프로젝트의 공사예정 원가를 낮게 산정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부풀리고 공사 손실 충당부채는 적게 반영한 혐의를 받았다. 종속회사 투자 주식 등의 손상차손을 과소 계상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시장에선 금융위가 두산에너빌리티의 회계 기준 위반 동기를 '고의'로 판단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적극적인 해명 끝에 한 단계 낮은 '중과실'을 인정받아 기사회생했다.
재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밸류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과거 마찰이 있었던 두산그룹이 서둘러 사업재편을 추진한 것이 화근이 됐다"며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전면 백지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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