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보도 기자들도 성착취물 대상화…수사해야”

한국여성기자협회·기자협회 성명

3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엄마들의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인 딥페이크 성범죄’를 보도하는 여성 기자들의 사진을 수집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기자협회들이 언론 자유 침해를 규탄하고, 수사 당국의 빠른 대처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기자협회는 30일 성명서를 내어 “8월28일 밤 텔레그램에 ‘기자 합성방’이라는 채팅방이 개설됐다”면서 “여성 기자를 겨냥한 딥페이크 성범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기자 합성방) 가입자들은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인 딥페이크 성범죄’를 취재해 보도하는 기자들의 신상 정보와 얼굴 사진을 수집하고, 이를 나체 사진 등과 합성한 뒤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조롱했다”며 “해당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앞으로도 더 큰 성범죄를 저지르겠다며 공공연히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기자협회 역시 이날 성명을 내어 “언론인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는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폭력행위”라고 규탄했다. 기자협회는 텔레그램 ‘기자 합성방’에 “기자들도 당해 봐야 헛소리 작작 쓰지. ○○○기자님부터 ‘지능’(지인능욕) 해줘야 되나, 사진만 구하면 바로 제작 들어간다, 남자라고 (능욕) 못할 거도 없지. 남녀평등”이라는 대화 등이 오가고 있다고 짚었다.

기자협회들은 이런 범죄 행태가 언론 자유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표명했다. 여성기자협회는 “특정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도하는 기자 본연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앞으로도 저지르겠다는 발상은 여성 기자들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라고 짚었다. 또 기자협회도 “언론의 자유와 기자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기자협회들은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먼저 경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해 범죄자들을 검거하고 언론인 안전망 확보에 나서야 하며, 정부와 국회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플랫폼 사업자들에도 이러한 범죄 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기술적 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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