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에 아직 연락 안해…‘명품가방’ 수심위, 김 여사 측 말만 듣고 끝내나

이창준 기자 2024. 8. 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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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 일주일 앞…김건희 여사 측에겐 출석 요청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월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일주일 앞(6일 개최)으로 다가왔다. 수심위는 이 사건 피의자인 김 여사 측에는 이미 출석을 요청했지만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게는 30일까지 아무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 최 목사 측이 수심위에 나가지 않으면 수심위원들은 김 여사 무혐의를 주장하는 검찰과 김 여사 측 입장만 듣고 김 여사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수심위 측에선 이날 오후까지 최 목사에게 출석 요청을 하지 않았다. 최 목사는 이날 “(수심위로부터) 전혀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예규인 수심위 운영지침을 보면, 수심위원장은 심의대상·일정 등을 위원회 개최 7일 전까지 주임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위원장은 심의 일시 및 안건 요지 역시 사전에 주임검사와 피의자 측에 알려야 한다. 주임검사와 피의자는 위원회에 출석해 사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운영지침은 고소인과 기관고발인, 피해자, 피의자 측을 모두 ‘사건관계인’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관계인’ 또한 위원회에 출석해 의견 진술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번 수심위 안건은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따져 김 여사를 기소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 목사는 운영지침상 ‘사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운영지침은 심의에 필요한 경우 ‘전문가 등 사건관계인이 아닌 자’를 수심위에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수심위가 해당 사건에 대해 더 알아볼 의지만 있다면 최 목사 측을 불러 입장을 들을 수 있다.

법조계에선 이 총장이 수사 공정성 만회를 위해 수심위를 소집한 만큼 수심위에 최 목사 측을 부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는데, 통보 시점을 늦어도 이날까지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수심위 실무를 맡은 대검 정책기획과는 김 여사 측에는 이미 지난 27일 수심위 일정과 안건 요지, 의견서 제출 방법 등을 안내했다.

최재영 목사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촉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다만 수심위가 어떤 식으로든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절차를 마련할 거라는 전망이 여전히 많다. 수심위에 출석하는 검찰 수사팀과 김 여사 측 모두 김 여사의 무혐의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의견만 들으면 수사 공정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집된 수심위가 더 큰 공정성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수심위가 최 목사 측에 출석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쟁점인 직무관련성과 관련해 검찰과 다른 시각을 가진 전문가 등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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