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딥페이크 성착취물 취약국 1위…“최대 피해자는 한국 가수”

한국, 딥페이크 성착취물 취약성 비율 53%
피해자 10명 중 8명이 한국 가수…대중성 때문에 표적 되기도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 유포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확산돼 정부가 집중 단속에 나선 가운데, 세계에 유포된 딥페이크 영상의 최대 피해자가 한국 연예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리티 히어로’가 최근 발표한 ‘2023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실제 사람의 행동처럼 만든 가짜 영상을 말한다. 

보고서는 2023년 7∼8월 딥페이크 성착취물 사이트 10곳과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 85개 채널에 올라온 영상물 9만5820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온라인에 게시된 딥페이크 영상의 98%는 음란물이었다.

한국이 딥페이크 성착취물 취약성 비율에서 가장 높았다. 시큐리티 히어로

또 딥페이크 성착취물 콘텐츠에 대한 취약성 비율에서 한국이 53%로 전세계 1위였다. 미국이 20%로 두번째로 많았으나, 한국과 비교해 차이가 컸다. 이어 일본 10%, 영국 6%, 중국 3%, 인도 2%, 대만 2%, 이스라엘 1% 순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에서 가장 많이 표적이 된 나라다. 딥페이크는 엔터테인먼트, 정치, 허위 조작정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되지만, 어떤 국가에서는 특정한 형태의 노골적인 콘텐츠에서 더 취약했다”라고 지적했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최다 표적이 된 개인 10명 중 8명이 한국 가수였다. 시큐리티 히어로

또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피해자는 99%가 여성이었고, 대부분 가수·여배우·인플루언서 등 연예계 종사자였다. 특히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최다 표적이 된 개인 10명을 꼽았는데 그중 8명이 한국 가수였다. 1∼7위와 9위가 한국 가수였고 8위는 태국 가수, 10위는 영국 배우였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한국 가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1595건에 등장했고, 총 조회수가 561만회였다. 또 다른 한국 가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1238건에 나왔고, 조회수는 386만5000회에 달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피해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보고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하는 인물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널리 퍼진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일반 대중이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영화, TV쇼, 뮤직비디오 등 광범위한 시청각 자료에 등장하기 때문에 딥페이크 영상물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WSJ은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와 함께 한국의 딥페이크 성착취물 사건, 정부의 단속 강화 내용 등을 전했다. 또 앞서 디지털 성범죄와 싸워온 한국이 이제는 딥페이크 성착취물과의 전쟁에 직면했고, 가짜 성착취물을 생성하고 유포하는 텔레그램 기반 네트워크를 적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새로운 문제의 진원지가 됐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