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잘 하고 싶어 성격까지 바꾼 2006년생 특급 기대주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8. 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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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특급 기대주 문동현
렉서스 마스터스서 KPGA 데뷔전
우리금융 챔피언십 2위로 실력 증명
18개 홀 내내 평정심 유지하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성격 등 변화 가져가
문동현. KPGA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임성재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상금랭킹 1위 박상현에게 실력을 인정받은 특별한 기대주가 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6월 KPGA 투어에서 활약할 자격을 얻은 문동현이다.

29일부터 나흘간 경남 양산시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렉서스 마스터스에서 정규투어 데뷔전을 치르는 문동현의 각오는 비장하다. 아마추어 꼬리표를 떼고 프로 자격으로 출전하는 첫 대회인 만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문동현은 “내 이름 뒤에 아마추어를 상징하는 ‘A’가 없다는 게 신기하다. 아마추어 때보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큰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살아남을 자신감이 없는 건 아니다. 정교한 장타와 몰아치기 등 나만의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문동현은 지난 4월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프로 무대에서 통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문동현은 “골프가 잘 안 되거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우리금융 챔피언십의 기분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시의 경기 영상을 돌려보기도 한다”며 “프로 골퍼로 출전한 대회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기분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 렉서스 마스터스를 위해 열심히 연습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문동현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정교한 장타를 본 프로 선배들은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특히 임성재와 박상현은 “골프를 잘 치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능력을 갖춘 선수가 문동현이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극찬했다.

이에 대해 문동현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선배의 칭찬을 듣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도 됐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와 퍼트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두 선배처럼 꾸준히 우승 경쟁을 펼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문동현. KPGA
문동현은 자신의 장기로 드라이버 샷을 꼽았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300~310야드에 달하는 문동현은 웬만해서는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아 정교한 장타자로 불린다. 그는 “드라이버 샷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버 샷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갖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에도 정교한 장타는 내게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공격적으로 치는 건 아니다. 프로 대회가 아마추어 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난도 높은 골프장에서 열리는 만큼 문동현은 각 상황에 맞는 확률 높은 골프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잃을게 없는 아마추어 때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쳤지만 지금은 다르다. 버디를 잡을 확률이 50%가 넘을 때를 제외하고는 잘라갈 때가 대부분”이라며 “프로 대회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로 순위가 크게 밀릴 수 있는 만큼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2006년생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노련한 공략법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저 그런 선수가 되지 않기 위해 문동현은 성격까지 바꾸는 노력까지 하고 있다. 그는 “가끔씩 욱하는 성격 때문에 타수를 잃었던 적이 많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쉽게 흥분하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어이없는 실수가 가끔씩 나오지만 과거와 비교해서는 많이 줄었다.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경지에 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지가 남다른 운동선수라고 해도 성격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 사람마다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동현은 프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 하나 이전과 달라진 건 어떤 상황에서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이다. 전사의 마인드를 장착한 그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단단한 선수가 됐다.

그는 “과거에는 안 될 것 같으면 도전해보기도 전에 포기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성격이 달라졌다. 성격까지 바꾼 단 하나의 이유는 골프를 잘 하고 싶어서다. 프로 골퍼로 살아가는 한 노력을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KPGA 투어를 거쳐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는 꿈을 갖고 있는 문동현은 한 단계씩 발전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목표 중 하나가 PGA 투어 우승이다. 절대 이루지 못할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경주와 임성재, 김시우 등의 뒤를 이어 한국인 PGA 투어 챔피언이 되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프로 골퍼가 될 수 있도록 아낌 없는 지원을 해준 부모님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인천으로 이사를 오는 등 부모님이 너무 많은 희생을 하셨다. 프로 전향 후 첫 상금은 부모님을 위해서 사용하고 싶다.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 국내 유일의 골프 선수 출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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