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처럼 몸집 불린 딥페이크방…"지인 추천 보너스"

김민수 기자 2024. 8. 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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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박사이트 공지가 아니다.

최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텔레그램 방의 공지다.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기자가 30일 오전 직접 텔레그램방에 들어가 봤다.

한편 정치권과 경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등은 늦었지만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지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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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하면 딥페이크 텔레그램방 수십 개
결제금액 클수록 더 높은 할인율 적용
딥페이크 성착취 텔레그램 채널. 2024.08.30/뉴스1(텔레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매일 행운 추첨, 사용할수록 더 많은 보너스, 초대 성공하면 커미션 지급"

인터넷 도박사이트 공지가 아니다. 최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텔레그램 방의 공지다. 10대들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놀이'처럼 여기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기자가 30일 오전 직접 텔레그램방에 들어가 봤다.

◇ 사진 구도까지 알려주고 '여성 이미지'만 처리 안내도

시작은 구글이었다.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자 텔레그램 링크를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이 검색됐다. 이 가운데 하나를 클릭하자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 방에 입장이 가능했다.

채널에 입장하자 '사용동의서' 메시지가 먼저 눈에 띄었다. 메시지에는 "텔레그램 봇은 개인적이고 비상업적 용도로만 사용돼야 한다"거나 "이 봇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손실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합성물 의뢰 방법도 소상히 기재됐다. 안내 메시지에는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간단한 정면 전신 샷을 사용해라"거나 "왜곡된 포즈나 이상한 시점을 피해라", "여성의 이미지만 처리를 수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방에는 일종의 샘플을 보여주는 채널 링크도 공지돼 있었다. 해당 링크에 접속하면 불법 합성물 예시 자료들이 게재됐다. 게시물에 나오는 샘플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딥페이크 성착취 텔레그램 채널. 2024.08.30/뉴스1(텔레그램 갈무리)

◇ 이벤트·다단계 방식으로 성착취물 제작 조장…신용카드·페이로도 결제 가능

가장 놀라운 점은 이벤트와 다단계 방식까지 차용해 성착취물 제작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지에는 "유료 사용자가 되면 다음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매일 행운의 추첨으로 최대 5 크레딧의 상금 추첨", "고해상도 출력 효과" 등 유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내용도 적혀있었다. 텔레그램 채널방 링크를 공유하면 0.5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방에서 사용되는 화폐는 '크레딧'이었다. 방에 입장하면 '크레딧 1.0'을 지급받는다. 사진 한 장을 처리하는 데 0.8 크레딧이 소모된다.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했다. 알리페이나 위챗, 마스터카드, 그리고 가상자산인 '크립토'로 결제가 가능하다.

사용자가 크레딧을 많이 구매할수록 할인율도 높아지는 구조였다. 채널에선 5.2 크레딧이 3달러(약 4000원), 9.4 크레딧은 5달러(약 6600원), 21.8 크레딧은 10달러(약 1만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성착취물 제작 방식이 마치 도박이나 게임을 하는 것처럼 프로세스를 만들어놨다"며 "10대 청소년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고 돈을 더 많이 쓰도록 유도 장치를 배치해 놨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도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성착취물을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1시간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딥페이크 성착취 텔레그램 채널. 2024.08.30/뉴스1(텔레그램 갈무리)

한편 정치권과 경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등은 늦었지만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지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무조정실은 산하에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범정부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이날 첫 회의를 연다.

서울경찰청 또한 8월 2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사이버수사과에 '허위 영상물 집중대응 TF'를 운영한다.

아울러 방심위는 전날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를 수사 중인 프랑스 당국에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대응과 관련해 긴급 공조를 요청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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