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에 이걸 훔쳐?’…투신 시도자 가방 훔쳐 달아난 절도범

지난 18일 밤 11시 반쯤, 경찰이 '마포대교에서 투신 시도중인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투신 시도자를 구하기 위해 마포대교로 향하던 경찰은 또 한 통의 무전을 받습니다.

'누군가 투신 시도자의 가방을 훔쳐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확보된 CCTV 영상에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남성이 투신 시도자의 가방을 주운 뒤 도주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투신 시도자가 수난구조대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다는 소식을 들은 경찰, 재빨리 방향을 틀어 절도범을 쫒았습니다.

자전거를 탄 절도범은 경찰의 정차 요구를 무시한 채 빠른 속도로 도주했는데요.

경찰이 순찰차 2대와 도보로, 심지어 따릉이까지 타고 추격전을 벌였지만 검거가 쉽지 않은 상황.

순찰차가 들어가기 힘든 좁은 골목으로 절도범이 달아난 그때, 오토바이를 탄 한 시민이 재빨리 따라붙습니다.

오토바이가 앞을 가로막자, 그제서야 절도범은 멈춰섰습니다.

이 모 씨 / 범인 검거 공로 시민
"급박한 상황으로 보였습니다. (...) 자전거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버리면 쫒기가 어려울 거란 판단이 들어서, 경찰이 쫒는 사람이라고 하면 범죄 혐의점이 있을거라고 판단하고 같이 나서게 됐죠."

결국 투신 시도자는 구조된 뒤 가방을 돌려받았고, 절도범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구속 송치됐습니다.

누군가 삶을 놓으려고 하는 순간 벌어진 황당한 절도 범죄, 그리고 '오토바이 의인'이 범인 검거를 돕는 순간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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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