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CEO 국내 첫 방한...한국 진출 강화하는 우버, 해외로 눈 돌리는 카카오모빌리티

안상현 기자 2024. 8. 30. 15: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Uber)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우버 글로벌 CEO 방한 기념 미디어 세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글로벌 승차공유 플랫폼 ‘우버(Uber)’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직접 한국을 찾아 국내 택시 호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버 글로벌 CEO가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함께 합작사 ‘우티(UT)’를 세운 티맵모빌리티가 우티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흘러나오던 한국 사업 철수설을 불식시킨 것이다. 코스로샤히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에만 우버 한국 사업 성장률이 전년 대비 78%(탑승자 수 기준) 늘어났을 정도로 성장잠재력이 높다”며 “전기차·자율주행차 전환에 필요한 협력 기업들도 많은 한국은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을 90% 이상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각종 규제 리스크로 위상이 흔들리자, 경쟁기업인 우버가 국내 시장 공략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올 3월부터 ‘우버 택시’로 브랜드명을 바꿨고, 7월에는 고급 택시 서비스 ‘우버 블랙’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도 확대 중이다. 지난 5월 말에는 토니 웨스트 우버 최고법률책임자(CLO)가 한국을 들러 모빌리티 플랫폼 규제를 다루는 국회를 찾기도 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택시호출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당국의 각종 규제에 제동이 걸린 사이 우버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78% 성장한 한국에 집중한 우버

우버가 한국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배경 중 하나는 글로벌 차원에서 그만큼 새 성장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 등 이미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우버는 지난해가 돼서야 창사 이래 첫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에 창업한 뒤로 줄곧 적자를 봤지만 기업을 유지할 수 있던 건 계속 성장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북미 시장 매출 성장률은 한자릿수로 줄어들었고, 이를 타개할 돌파구 중 하나로 매출 성장률이 30%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우버는 라이드헤일링(차량 호출) 할인과 음식배달 할인 혜택을 묶은 구독 멤버십 상품 ‘우버 원’의 저렴한 학생 버전을 출시하며 일본을 1차 도입국에 포함시켰고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엔 일본에서 우버 앱을 통해 헬기 투어를 예약할 수 있는 이벤트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대만 1위 배달앱 ‘푸드판다’를 9억달러에 인수하며 배달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한국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코스로샤히 CEO는 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 ‘한국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가장 먼저 앞세우며 “지난 3월 리브랜딩 이후 한국 내 탑승자 수는 매월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 내 택시기사의 약 20%가 우버 플랫폼을 활용하는데, 생태계를 더 확장시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버 재팬이 도쿄에 마련한 헬리콥터 탑승 이벤트/우버 택시

국내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춤하는 것 역시 우버에겐 기회다. 지난해 2월 가맹 택시에 호출을 몰아주는 ‘콜 몰아주기’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이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올해는 3000억원대 분식회계 논란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제재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금감원 조사 내용에 대해 ‘고의성’이 있다고 볼 경우 대표 해임은 물론 형사고발까지 이어진다. 그런 탓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수수료를 낮춘 새 가맹택시(네모택시) 제도를 선보이고 택시기사 상생안을 내놓는 등 국내 사업을 재점검 중이다. 우버는 이런 경쟁사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셈이다. 실제 송진우 우버택시 대표는 지난달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타사와 달리 우리는 길거리에서 탄 손님이 낸 택시비에서 수수료를 떼지도, 기사님들 데이터를 받으며 마케팅 비용 처리를 하지도 않는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문제를 공개 거론하기도 했다. 코스로샤히 대표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 시장의 절대 강자지만, 자사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해외로 눈 돌리는 카카오모빌리티

정작 국내 사업에 제동이 걸린 카카오모빌리티는 우버와 반대로 해외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4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모빌리티 앱 플랫폼 ‘케이라이드(k.ride)를 출시했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총 14개국의 앱 장터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해 해당 14개국의 이용자들은 한국에서 바로 케이드라이드 앱을 통해 언어나 계정, 결제의 불편함 없이 카카오 T 블루, 벤티, 블랙, 모범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카카오T 앱을 통한 내국인 해외 관광용 서비스인 ‘해외렌터카 서비스’도 시작했다. 국내 여행객이 많은 일본과 괌, 하와이 같은 주요 해외 여행지 총 15국에서 현지 렌터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까지 100국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