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기름이 비싸지면 항공료 오를텐데”…내년부터 친환경 연료 써야 한다고?

[사진출처=연합뉴스]

정부가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 확산 전략을 발표하면서 탄소 감축을 위한 첫발을 뗐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열린 국제항공 탄소 감축 및 신산업 지원을 위한 ‘SAF 확산전략 정책발표회’에서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SAF를 활용한 국제 노선 정기 운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SAF는 화석연료로 만들지 않고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해 항공기의 구조변경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연료를 말한다.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평균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사 중에서는 이날 대한항공의 인천발 일본 하네다행 노선 항공편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6개 항공사가 인천→일본 노선에 SAF 1%를 혼합해 주1회 급유한다. 운항노선, 기간, SAF 혼합 비율 등은 국적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국내 정유사와 SAF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가 의무화되는 오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의 SAF 1% 혼합 급유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SAF의 시세가 일반 항공유의 2∼3배 수준인 만큼 SAF 혼합 의무화가 항공 운임에 미칠 영향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제공항 운수권 배분 방식 개선과 항공탄소마일리지 제도를 도입 검토,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SAF 이용 승객에 대한 혜택 제공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특히 늘어난 연료비로 인해 비행기 티켓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SAF 의무화가 도입되면 비행기 티켓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완국 항공기술과장은 “SAF를 혼유해 사용할 경우 항공유 원가가 얼마나 올라간다고 정확히 얘기할 순 없다”며 “다만 SAF 가격이 기존 항공유보다 단가가 2~3배 높지만 혼유 비율 비율 비율이 워낙에 낮기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은 사실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항공사 입장에서도 탄소 절감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드는 부분이 있지만 이러한 비용을 운임에 전가하지 않고 자체 비용으로 내재화하는 항공사들에 대해 국제항공 운수권 배점을 확대하는 등 가칭 항공탄소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국은 전 세계에서 20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 SAF 상용 운항을 시작한 국가가 됐다.

정부는 SAF 시장 상황 및 국제 탄소규제 변화를 반영해 향후 SAF 혼합 비율 상향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