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발언' 전해주자 한숨 쉰 응급의사 "2시간만 와봐라"
오늘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한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진행자가 "피곤해 보인다"며 인사를 건네자 이 같이 답합니다.
[남궁인/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피곤하시지요?> 몹시 피곤합니다. 어젯밤까지 당직을 섰고요. 밤 10시에 이 앞에 병원에서 풀려났고요. 이따 다시 출근합니다."
서울 서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이대목동병원에서 6개월째 혼자 당직을 서고 있다는 남궁 교수는 당장 어제 있었던 일을 언급하며 현장의 열악함을 호소했습니다.
[남궁인/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당장 어제 있었던 일인데요. 저 혼자 당직을 서고 있는데 심정지 환자 둘이랑 뇌출혈 하나랑 뇌경색 환자 하나랑 심근경색 의증 환자가 한 명이 왔습니다. 모조리 1시간 내로 다 왔어요. <어제만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아니면 최근에 늘 그런 일이 벌어집니까?> 원래 권역센터는 그렇게 오는 데입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냥 시간을 정해서 다치거나 죽거나 아프거나 하지를 않아요."
남궁 교수는 "원칙대로라면 5명을 나눠서 봐야 된다"며 "어제 실려온 중증환자들이 살아난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현장을 가보라, 그래도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어제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한숨을 쉬면서 "현실과 괴리가 너무 심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궁인/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저는 그냥 직장인이니까 다니는 겁니다. 저는 직장 못 그만둬서 다니고 있고요. 그런데 의사가 부족한데 사람이 죽어가니까 몸 갈아서 지금 일하고 있는 거고요. 제가 일하는 이유는 의료개혁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 아니에요. 딱 2시간만 와서 보면 엄청나게 문제가 있고, 사람들이 대단히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실제로 아주 위험한 의료행위를 어떻게든 이 사람들이 버티고 있구나를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남궁 교수는 "지금은 너무 강대 강이라 전공의 복귀는 전혀 가망이 없고, 저희 같은 필수의료라든지 중증센터가 있는 곳에 의사가 유입될 수 없다"며 "위험한 의료행위로 버티는 걸 보면서 저기 가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할 의료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도 좋지만 일단 어떻게 해서든 전공의가 돌아와야 인력수급 체계 등 미래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대목동병원은 다음 달부터 매주 48시간 응급실 문을 닫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
응급실 폐쇄가 현실화 될 경우 서울 대형병원 중에선 처음이며, 전국의 권역응급의료센터로는 충북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가 됩니다.
[남궁인/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전문의) 7명을 지금 밤낮을 갈아서 이 중증센터에 있는 의료행위를 해야 된단 말이에요. 당직표가 안 나와요. 더 이상 이렇게 당직을 설 수가 없을 정도로 안 나옵니다."
인터뷰 내내 노동 강도와 의사로서의 자괴감을 토로하던 남궁 교수는 추석연휴 기간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250% 인상하는 등의 정부 대책에 대해선 실소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남궁인/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추석 때는 무조건 150% 정도의 환자가 더 옵니다. 혼자서 이것을 저희가 막아내도록 지금 협의가 되고 있고요. 그런데 진찰료를 조금 더 낸다 그러면 진찰료 더 받으니까 기쁘다, 추석 때 열심히 일을 해야지 이럴… 지금 번아웃이 다 왔는데 이게 될까요?"
한수연 기자(soo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32107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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