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조마조마” “尹 권력이 더 강해”…‘용산’ 이어 ‘친윤’ 반격 시작됐다

권성동 “설득 대신 말만 툭툭 뱉어”…김재원 “당 아닌 韓과 정부의 입장 차”
尹대통령, ‘이견 노출’ 후 與 연찬회 첫 불참…韓 “나는 아무런 감정 없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8월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당시 원내대표) 등과 건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의대 증원' 이슈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당정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당내 친윤(親윤석열)계 인사들도 용산에 발맞춰 '한동훈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는 분위기다. 친윤계 핵심인 권성동 의원은 "대통령의 권력이 더 강하다"며 "지도부가 (더) 설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부 내부에서 친윤계로 꼽히는 김재원 최고위원도 "당(지도부)이 아닌 한동훈 대표 개인의 입장이다. 조마조마하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당 연찬회 이틀째인 30일 특강 강연자로 연단에 올라 한 대표를 겨냥한 듯 "당 지도부가 설득을 해야지, 그냥 말 한마디 툭툭 던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집권 여당으로, 당정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더 강하다. 대통령과 함께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우리 의원들이 이렇게 결정했으니 이렇게 해주는 게 좋겠다'고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을 해야지, 그냥 말 한마디 툭툭 던진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이 해당 발언에서 직접 한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결국 한 대표가 의료 대란 해법으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꺼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한 대표에게 제동을 거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한 대표가 제안한 유예안을 두고 "당과 정부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한동훈 대표와 정부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사회자가 '당이 아니라 한 대표 개인의 반대냐'고 묻자 "그런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좀 더 당내에서 협의하고, 그 다음에 정부 측과 협의하는 것이 먼저"라며 "(한 대표가) 갈등 상황을 외부로 드러내니 옆에서 보면 조마조마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당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의견을 개진하려면 토론하거나 협의해야 하는데, 이것은 내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국민들 앞에 강조해서 압박하려고 한다면 여당 대표 입장에서는 조금 (그렇다)"고 했다.

앞서 한 친윤계 여권 관계자도 시사저널에 "한 대표에겐 (당정갈등 상황이) 딜레마"라며 "이미 압도적으로 당대표에 당선돼 당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각을 세워봤자 내부적으로 피로감만 가중되고, 단일대오를 갖춘 민주당에 먹잇감만 던져주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 '시즌2'로만 비치면 본인에게 해악이다. 의정 갈등 관련해서도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 용산에서도 당을 향해 불쾌함을 간접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의대증원 문제와 관련해 한 대표와 이견이 노출되자,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연기한 데 이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연찬회도 불참했다. 그는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자리에선 "당정 소통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결국 '한동훈' 이름 석 자는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당정 갈등 상황에 대해 부인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당 연찬회 폐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 간 감정싸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각의 당정갈등 비화 시각'에 대해선 "그 일각이 대통령실 일부인 것 같은데 그렇게 익명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상황을 그렇게 좋게 만드는 것 같진 않다"라며 "내가 당대표다. 그렇지 않으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