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개 지역 계약형필수의사제…장기근무 약속시 400만원 수당

김병규 2024. 8. 30. 14: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의, 지자체와 계약해 일정기간 지방 근무…대가로 수당·해외연수·정주 지원
필수의료 8개 진료과 대상…"의무 아니어서 묶어두기 어렵다" 지적도
촘촘한 관리 위해 지역의료지도 제작…'신·증설 제한' 병상과잉 억제책도 추진
계속되는 의정갈등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6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6.26 psi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정부가 의사들의 지방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근무를 약속하면 수당과 해외연수 기회 등을 제공하는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내년 시범 도입한다.

지방의 심각한 의사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강제적 수단이 아닌 계약을 통해 지방에서 근무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있어 우려를 딛고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30일 제6차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 4개 지역에서 8개 진료과목 전문의 96명을 대상으로 전문의 대상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상이 되는 진료과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 꼭 필요하지만, 지방에서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소위 필수의료과다.

전문의를 취득한 지 3년이 안 된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선정한 의료기관에서 장기 근무하는 조건으로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원한다.

참여하는 전문의는 지자체와 계약을 맺게 되며 수당 외에 정주여건(지자체의 수당 지원 등), 해외 연수 기회 등에 대한 지원도 받는다.

정부는 내년 관련 사업에 14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제도 도입 후 효과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자체와 협력해 재정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며 공중보건장학의제도, 공공임상교수제 사업,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해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발언하는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30 jjaeck9@yna.co.kr

특위는 "지역 의대생이나 전공의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도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제적·비경제적 지원책을 후속과제로 집중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의대생-전공의-전문의로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문의 대상 계약형 필수의사제 이외에도 의대생을 대상으로도 계약을 통해 지방 근무를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립대 의대생(본과 1학년)이나 전공의에게 지방 근무를 조건으로 장학금, 생활비, 해외연수, 필수의료 현장실습, 전문과목 선택 우선권 제공(국립대병원 필수의료 전공의) 등을 제공하는 모델도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최소 5년 이상 지자체가 선정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거나 지역 의료기관에 일정 기간 순환근무를 하게 된다.

정부는 이런 식으로 의대생, 전공의, 전문의가 계약을 통해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도화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 대학,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 제도는 야권에서 주장하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에 대한 대안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야권이나 시민단체들은 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계약을 통해 지역 근무를 하도록 하는 방식이 지방에 의사들을 묶어두지 못할 것이라며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야권이 관련 법안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입법 상황에 따라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추진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민주당 '공공의대법' 발의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경실련, 보건의료노조 등 시민사회단체가 '공공의대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7.2 hama@yna.co.kr

이외에도 정부는 지역별로 의료 이용 행태를 더 촘촘하게 따져 의료의 수요와 공급을 관리하기 위해 '지역의료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인구, 소득, 고령화 등 의료 수요와 필수의료 공급 상황 등 의료 공급 요소를 종합적으로 지표화하고 지역 수가와 각종 의료 기준, 평가까지 반영해 환자들의 정책 수립에 필요한 '의료권'을 체계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진료권 구분이 체계화되지 못해 같은 진료권에서도 상대적으로 필수의료 기능이 과잉 공급되거나 진료 역량이 떨어지는 지역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아울러 과도한 병상 확장을 억제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적정 병상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병상 관리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자체별로 과잉병상 지역은 병상 신·증설을 제한하고 1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신·증설 시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거치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지역의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지원을 위해 지역의료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필수의료특별회계와 지역의료발전기금 등 별도의 안정적 재정 지원체계도 신설한다.

의료 공백 장기화 속 병원 응급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의료계 파업 장기화로 응급실 등 의료현장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한 환자가 들것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2024.8.28 ondol@yna.co.kr

bkkim@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