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과 손 잡은 피식대학의 정면돌파, 과연 통할까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경북 영양 비하 논란으로 침체기에 빠졌던 유튜버 피식대학이 논란을 정면 돌파하며 민심 회복에 나섰다.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영양을 홍보하는 등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영양을 돕고 있다. 이윽고 영양군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많이 남아 보인다.
피식대학은 지난 5월 '메이드 인 경상도' 영양 편에서 지역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가게를 방문해 음식을 혹평하고 홍삼 블루젤리에 대해서도 "할매 맛"이라며 표현을 사용했다. 충분히 다른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었지만, 억하심정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하적인 콘텐츠에 많은 비판이 일었다. 피식대학은 논란이 계속해서 커지자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한 번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는 건 어려웠다. 300만을 넘겼던 구독자 수는 280만 명대로 떨어졌다. 자숙 이후 지난달 9일부터 활동을 재개했지만 조회수는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김연경이라는 게스트가 나왔음에도 조회수는 34만에 불과했다. 피식쇼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던 피식대학은 가팔랐던 성장세만큼이나 빠르게 추락했다. 피식대학은 자신들의 진심을 보이기 위해 수해를 입은 영양 지역 주민 들에게 5,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했다.
그러던 지난 20일 피식대학에는 "안녕하세요 영양군수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안에 출연한 인물은 오도창 영양군수. 오도창 군수는 "공식적으로 영양군의 관광 명소 안내와 대표 축제인 '영양고추 H.O.T Festival' 홍보를 제안드려볼까 한다"라고 손을 건넸다. 자신들의 로고까지 영양으로 변경한 피식대학은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영양 관련 콘텐츠를 게재했다.
피식대학의 대표 콘텐츠인 '한사랑 산악회', '05학번 is here', '05학번 is back', '로니&스티브'는 물론 과거 콘텐츠인 '풍계리민철 몰카'까지 끌어오며 진심을 보였다. 이창호, 박세미, 김해준, 이선민 등 기존 콘텐츠에 출연했던 동료들도 영상에 출연하며 힘을 보탰다. 피식대학은 하루에 한 편씩 영상을 올리며 영양이라는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진심을 다했다.
그 마무리를 장식한 건 '메이드 인 경상도' 영양 편이었다. 당초 방송 일정표에는 나와 있지 않았던 콘텐츠로, 논란의 시작이 됐던 콘텐츠를 다시 끌어와 정면 돌파에 나섰다. '메이드 인 경상도'는 다른 콘텐츠와 다르다. 앞선 콘텐츠들이 부캐를 활용한 일종의 캐릭터 쇼라면 '메이드 인 경상도'는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 3인의 본캐가 등장하는 콘텐츠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의 접근 방식도 남달랐다. 앞선 콘텐츠들이 다양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를 통해 영양을 홍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메이드 인 경상도'는 피식대학 3인의 사과로 시작, 세 사람이 시장을 방문하고 고추를 따보는 내용이 담겼다. 앞선 콘텐츠들과 비교해 재미는 떨어졌지만, 진정성은 가장 느껴졌던 콘텐츠였다.
이와 함께 피식대학은 공식적으로 영양군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피식대학은 30일 오후 4시 30분 '영양고추 H.O.T Festival'이 열리는 서울광장에서 한사랑산악회 리스닝 파티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또한 '메이드 인 경상도' 영상 말미에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영양 특별시'로 찾아뵙겠다며 축제가 끝나도 홍보대사로서 영양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논란이 되는 경우 이를 대처하는 방식은 어느정도 틀에 박혀 있었다. 짧은 사과 영상 게시 후 자숙, 그리고 복귀 선언을 하며 은근슬쩍 돌아오는 것이다. 피식대학 역시 이와 유사하게 복귀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피식대학은 이번 콘텐츠 및 홍보대사 위촉을 통해 영양을 향한 끊임없는 반성과 사과를 강조했다.
물론, 여전히 이들의 복귀를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영양에 대한 이들의 사과와는 별개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건 여전히 꺼려진다는 사람도 계속해서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콘텐츠의 조회수 역시 상승하긴 했지만, 예전과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도 반등의 계기는 마련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피식대학의 끊임없는 반성과 사과에 마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건 이런 마음가짐과 태도를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콘텐츠를 더욱 섬세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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