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연찬회 불참에 “아무 감정 없다”

尹·韓, 의료개혁 두고 당·정 갈등
韓, “정책적 견해차” 감정싸움설 일축
“국민 불안감 충분히 고려해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 연찬회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저는 아무 감정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연찬회 폐회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연찬회에 처음으로 불참했는데 당정갈등이 감정싸움 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당 연찬회 만찬에 참석해 의원들을 격려하며 각종 국정과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왔다. 이 때문에 전날 열린 연찬회 만찬에 불참하자 윤 대통령이 정부의 의료개혁에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한 한 대표에게 불쾌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당초 이날로 예정돼있었던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연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됐는데, 한 대표는 이와 관련 “저는 아무 감정 없다”고 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정책적인 견해차가 있을 뿐, 사적인 관계 문제로까지 비화할 사안이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자신의 이견 표출이 당정갈등의 차원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한 대표는 “당정관계 내지는 갈등의 프레임으로 말하는 건 사안을 되게 단순화할 수 있다”며 “국민 생명이나 건강을 그것보다 앞에 세워서 어떤 말이 옳은지를 중심으로 봐주시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견이 있는 게 잘못된 게 아니지 않나. 특히 중앙 이슈에 대해 민심이 다른 내용이 많은 경우에는 그걸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집권여당 대표의 임무”라며 “그러라고 (전당대회에서) 63%가 지지해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일각에 당정갈등이 아니라 한정(한동훈·정부)갈등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일각이라고 하는데, 일각이 대통령실 일부인 것 같다”며 “그렇게 익명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상황을 좋게 만들 것 같지는 않다. 제가 당대표다”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화일보 주최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2024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인사 뒤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이날 권성동 의원이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당대표가 중요한 상황에서 의견을 낼 때마다 전 당원 투표 거친다거나 의총 거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그렇게 해오지도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어제 (정부 보고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에) 많은 논의가 있었다”라며 “국회의장이라든가 관련 전문가들과 상임위에도 의견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중재안으로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에 대해 “당내 전문가들과 논의해서 대안을 냈던 것”이라며 “지금 상황이 심각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라는 것이 절대적 가치이기 때문에 돌다리 두드려가며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저는 의료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불안감도 충분히 고려돼야 하고 그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김병관·김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