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대통령 권력 더 강해…한 마디 툭툭 던져 일 해결 안 돼”

국힘 연찬회서 동료 상대 특강…‘한동훈 겨냥 발언’ 해석 나와

(시사저널=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채상병 사망사고 제보공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선 중진이자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당 연찬회에서 "당정이 일치되지 않고 분열되고, 대통령 따로 가고 당 따로 가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예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동료 의원 특강'에 연사로 나서 "우리가 집권 여당이다. 정말 당정관계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 때 이회창 대선 후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정동영 대선 후보가 낙선한 일을 예로 들며 신·구 권이 충돌로 인한 정권 재창출 실패를 우려했다.

권 의원은 반대 사례로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박근혜 대표 때는 둘 사이가 별로 안 좋았지만, 그래도 MB가 박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이재오 대표가 대통령에 출마하는 걸 막아버렸다. 그래서 어렵게 겨우 (대통령이) 됐다"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더 강하다"라며 "더 강한 대통령과 함께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가 더 많이 고민해야 하고, 의원들의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모으는 절차를 더 자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야 당 지도부가 정부에 말할 힘이 생긴다"라며 "설득을 해야지, 그냥 말 한마디로 툭툭 던진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기도지사 복권, 채상병 특검 문제에 이어 의대 증원까지 각종 현안을 두고 대통령실과 이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전날 정부의 의료 개혁 보고 및 의원 토의 시간에 이어 이날 동료 의원들의 특강 순서에 모두 불참했다.

이날 다른 강연자로 나선 당 최다선(6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의원들에게 "근거 없는 낙관은 절대 금물이다.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하고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되 이길 수 있는 신념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후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당의 평가·보상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방선거가 2년 남았는데 민주당은 이미 현직 자치단체장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고 한다. (임기가) 끝나면 (재공천을) 배제할 분에 대해서는 (후임으로) 누구를 찾을지부터 다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쓴소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