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훈련 중 바닷물과 함께 먹던 초코빵은 최고의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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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수영 훈련 도중 바다에 떠서 바닷물과 함께 먹었던 초코빵의 단짠단짠 느낌은 어떤 고급 디저트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했습니다."
30일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문희우 중위(27·학사사관 132기)는 고된 훈련의 결실인 심해잠수사 휘장을 거머쥐었다.
심해잠수사 휘장을 받은 64명(장교와 부사관 33명, 병 31명) 중 여군은 문 중위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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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 입교 전날 1㎝로 싹둑
“매일 한계 도전…최고의 SSU 대원으로 국민 지킬 것”
“장거리 수영 훈련 도중 바다에 떠서 바닷물과 함께 먹었던 초코빵의 단짠단짠 느낌은 어떤 고급 디저트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했습니다.”
30일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문희우 중위(27·학사사관 132기)는 고된 훈련의 결실인 심해잠수사 휘장을 거머쥐었다.
해군 최초의 여군 심해잠수사가 탄생한 것이다. 심해잠수사 휘장을 받은 64명(장교와 부사관 33명, 병 31명) 중 여군은 문 중위가 유일하다.
이날 수료한 심해잠수사들은 6월 10일부터 12주간 고강도 교훈훈련을 받았다. 1∼6주 차에는 매일 7시간 수영과 4∼9㎞ 달리기, 해난구조 특수체조 등으로 기초 체력과 수영 능력을 길렀다. 3해리(약 5.5㎞) 맨몸 수영과 4해리(약 7.4㎞) 핀·마스크 착용 수영도 포함됐다.
7주 차부터는 매일 10㎞ 달리기와 고무보트 운용훈련, 스쿠버 잠수 훈련을, 8∼11주 차에는 비상탈출, 탐색 훈련과 130피트(약 39m) 잠수가 이어졌다.
그는 남군과 동일한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친 뒤 교육과정에 입교했다. 입교 후에는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특히 구조자 자신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인명구조 훈련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문 중위는 “인명구조 훈련은 뜀걸음, 체조, 수영, 중량물 착용 입영 등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진행된다”며 “몸이 마음처럼 안 움직이고, 물도 많이 먹었다. 눈앞이 노래지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더욱이 그는 동기보다 최대 8살 많은 최고령 교육생이었다. 문 중위는 “훈련 후 신체 회복 속도가 더뎠던 것 같고 체력 훈련을 따라가느라 힘들었지만 단 한번도 포기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에 들어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비가 찾아왔지만 ‘하루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극복했다”, “중도 포기하고 퇴교하는 동기들을 보면서 이를 악물었다”고도 했다.
대학에서 체육학과 해양학을 전공한 문 중위는 대학에서 2022년 6월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호위함 항해사와 해군교육사령부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며 심해잠수사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대학시절 스쿠버다이빙과 인명구조 자격 등을 취득할 정도로 물과 친숙했고, 물에서 남을 돕거나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이 때문에 각종 해상재난 현장에서 국민생명을 지키는 심해잠수사를 동경해 왔다”고 했다.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여군은 단발머리로도 입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 중위는 머리가 길면 수영 등 훈련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입교 전날 약 1㎝만 남기고 잘랐다. 그는 “교육과정 내내 머리 자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해서 계속 유지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뛰어난 SSU로 거듭나 국민과 전우의 생명을 지킬 것”이라며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 중위 등 이날 심해잠수사 휘장을 받은 장교와 부사관들은 향후 14주간 추가 교육과정을 밟게 된다. 이를 수료하면 표면공급잠수체계(SSDS·육상 또는 선박에서 공기 호스로 잠수사에게 공기를 공급하는 장비)로 최대 91m까지 장시간 잠수할 수있는 심해잠수 능력을 갖추게 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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