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블루오션 거래 취소’ 여파... 한화투자증권, 거래설명서 슬쩍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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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이 지난 5일 주식시장 폭락 때 미국 대체거래소 블루오션이 한국 투자자의 주문을 사전 고지 없이 일괄 취소시킨 사건이 발생한 후, '외화증권 거래 체결분을 강제로 취소시킬 수 있다'는 내용 등을 거래설명서에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문 취소로 인한 피해 보상 요구가 잇따르자, 증권사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거래설명서를 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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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는 시행일 2주 지나서야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5일 주식시장 폭락 때 미국 대체거래소 블루오션이 한국 투자자의 주문을 사전 고지 없이 일괄 취소시킨 사건이 발생한 후, ‘외화증권 거래 체결분을 강제로 취소시킬 수 있다’는 내용 등을 거래설명서에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문 취소로 인한 피해 보상 요구가 잇따르자, 증권사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거래설명서를 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주문 취소 사흘 뒤 거래설명서를 임의 개정해 시행한 후, 시행일로부터 2주 후에야 개정 사실을 뒤늦게 공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3일 웹사이트에 외화증권 거래설명서와 해외증권 거래 위험고지 거래설명서 두 건을 개정했다는 공지를 올렸다. 개정 시행일은 8월 8일이다.
공지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외화증권 거래설명서’에 계약해지 사유로 “외국 현지 거래소 및 유관기관의 전산 시스템 장애 또는 이슈 발생으로 해외 시장 거래를 할 수 없게 될 경우”를 추가했다.
또 ‘해외증권 거래 위험고지’의 거래 위험 항목에 “해외 현지 거래소 등 기타 유관기관의 전산 시스템 이슈 발생 시 고객의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현지 거래소에서 비정상적인 외화증권 거래 체결분을 강제로 취소시킬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로써 거래 위험 항목은 25개에서 26개로 늘었다.
해당 거래설명서 개정은 5일 발생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취소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블루오션은 한국 시각으로 낮 시간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다.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해 국내 증권사 19곳이 블루오션과 계약을 맺고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루오션은 5일 거래량 급증으로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로 한국 시각 오후 2시 45분부터 체결된 거래를 취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약 9만 계좌에서 6300억원 규모 거래가 취소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16일부터 주간거래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주문 취소를 당한 투자자들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증권사들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외화증권 매매거래 계좌 설정 표준약관의 면책 조항을 근거로 든다. 해당 조항은 ‘천재지변·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으로 인정된 사유에 따른 매매 집행 지연 또는 불능에 의한 고객 손해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약관에 해외주식 투자의 유동성 위험이 고지됐으며, 계좌 복구 작업 지연에 따른 거래 재개 지연은 증권사의 귀책사유로 볼 수 없다는 게 증권사들의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에 더해 사건 발생 후 거래설명서에 외국 현지 거래소와 전산 시스템 장애 등의 용어를 특정한 조항을 슬쩍 끼워 넣었다. 이를 두고 피해 보상 책임을 면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거래설명서 개정에 대해 “ATS(대체거래소) 사태 이후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투자 유의사항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개정된 내용 시행을 2주일이 지나서 공지한 데 대해서는 “담당자가 변경되면서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후 공지를 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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