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 여름날의 거짓말’ 박서윤 “어려웠던 다영, 확신 갖고 연기했죠”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4. 8. 3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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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윤이 위태로운 10대 소녀 다영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복잡하고 어려운 10대 소녀의 얼굴을 매력적인 연기로 해낸, 배우 박서윤(22)의 발견이다.

영화 ‘그 여름날의 거짓말’은 십대의 위태롭고도 순진한 사랑을 솔직하게 담아낸 화상주의 열일곱 로맨스다.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은 작품이자, ‘졍서, 졍서’ 외 다수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손현록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박서윤은 드라마 ‘투모로우보이’ ‘109 별일 다 있네’, ‘영화 ’벌새‘ ’농경사회‘ 등에서 출연했다. 2020년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연기상을 받았다. ‘그 여름날의 거짓말’에선 열일곱 소녀 다영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박서윤은 개봉 소감을 묻자 “개봉하게 되면 더할 날위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감사하다. 개봉까지 큰 무리 없이 잘 오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 호불호 갈릴 부분이 있지만 영화를 뜯어서 보면 다영이 가진 결핍, 외로움, 왜 사랑을 갈구하는가가 영화에 다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그 여름의 거짓말’과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 여름날의 거짓말’ 합류 과정에 대해서는 “2022년 여름쯤 시나리오를 받았다. 이전에 감독님의 단편 시나리오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일정이 안 맞아 못 했는데, 이번에는 일정이 맞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을 때는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재미있더라. 인물의 감정이 세세하게 적혀서 소설을 보는 느낌이었고,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읽었다. 다시 한번 더 읽고 나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박서윤에게도 충동적이고 위태로운 10대 소녀 다영이 처음부터 쉽게 이해된 건 아니었다. 그 역시 스스로에 질문을 던지고 감독과 대화를 나누며 답을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그는 “보는 분들에 따라 다영이가 살짝 미울 수도 있고 답답한 면도 있을 거다. 그런데 나이가 어리고 미성숙하지 않나. 청소년기에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모르는데 그 행동을 이미 하고 있는 때가 있지 않나. 그런 감정을 생각하며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는 왜 굳이 싶어서 다영이가 이해가 안됐다. 왜 이렇게 충동적인지 왜 굳이 이렇게 행동하는지. 그래서 스스로 질문을 많이 던졌고 감독님에게도 그랬다. 그런데 촬영 때는 의문을 안 가지려고 했다. 모든 행동에 확신을 가지려고 했다. 대본에 행동하나하나. 난 이러고 싶으니까. 맞다고 생각했다”며 “촬영할 때 왜 다영이의 말에 스태프들이 웃나 싶기도 했다. 저는 제3자로 다영을 보지 않고 그 인물이 되자고 생각해 몰입했다”고 털어놨다.

극 중 뚝딱이는 댄스를 보여준 신에 대해서는 “실제는 더 잘 춘다”면서 “감독님이 더 못춰야 한다고, 뭔가 ‘킹’ 받게 못춰야 한다고 해서 일부러 더 뚝딱이처럼 했다. 난 일부러 못춘 것”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박서윤은 함께 호흡을 맞춘 최민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병훈과 케미도 중요해서 촬영 전부터 민재와 만나 친해지려고 노력했다”면서 “민재는 도를 닦는 사람 같더라. 뭔가 도달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피곤한 티도 안내더라. 가만히 서 있다가도 촬영만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현장에서도 티 안나게 많이 챙겨줬다. 제 컨디션이 어떤지 물어보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저도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그는 “2시간 동안 혼자 이끌고 가는 건 처음이니까 부담됐다. 처음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진 않았고 재미있게 잘 촬영하고 오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하면서 부담감이 커졌다. 한 신 잘해도, 다음 신을 못하면 영화가 삐그덕 하니까. 바쁜 일정이라 눈뜨면 촬영장이라 피곤하기도 했는데, 끝내고 나니 나이 부족함을 알게 되고 혼자 이끄어간다는게 큰 에너지가 필요하구나 싶다. 다음에는 준비를 단단히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박서윤이 롤모델로 배우 전도연을 꼽았다. 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서연의 시작은 어땠을까. 처음엔 연기학원을 다니는 친구를 따라 수업을 하루 듣게 되면서였단다. 그렇게 CF를 찍게 되고, 단편 영화에도 출연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는 “그동안 좋은 독립영화들을 만났고 연기를, 영화를 더 좋아하게 됐다. 찍을때는 이게 맞나 싶어 고민도 되고 힘들게 찍지만, 스크린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마다 담고 있는 메시지와 미장센, 감독님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하는게 재미있더라. 정말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진심으로 연기 말고는 없다. 그냥 너무 재미있었다. 영화가 점점 좋아지고 여전히 연기가 좋고 재미있다”며 미소 지었다.

롤모델은 배우 전도연이다. 그는 “전도연 선배님을 존경한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도 ‘밀양’이다. 영화를 보는데 너무 충격이었다. 그런 경험이 있으신 게 아닐텐데 너무 진짜 같아 다큐처럼 느껴졌다. 선배님처럼 연기할 수 있다면 진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그 여름날의 거짓말’은 원동력이 되어 준 작품이에요. 앞으로 더 많은 노력해야한다는 걸, 겸손하게 자세를 낮추고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을 깨닫게 해줬죠. 제대로 연기하고 싶어요. 책임감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제 연기 뿐만 아니라 작품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될게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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