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주전 전력에도 패…강성형 감독이 "잘 졌다"고 진단한 이유는?
[STN뉴스] 이상완 기자 = V리그 여자부 '디펜딩챔피언' 현대건설이 일본 전지훈련에서 첫 실전 경기를 치렀다.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일본 니시오시의 덴소체육관에서 덴소에 세트스코어 3대1(25-21 19-25 19-25 23-25)로 패했다. 총 4세트-25점씩으로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현대건설은 1세트부터 주전 전력을 총 출동시켰다. 모마와 정지윤, 위파이가 공격을 맡았고, 양효진-이다현이 중앙을 책임졌다. 김다인이 공격을 조율한 가운데 김연견이 뒤를 지켰다.
강성형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선수가 먼저 경기에 나선다. 오랜 만에 손을 맞추기 때문에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볼 예정"이라며 "3세트 이후엔 백업 선수들이 나선다. 최대한 많은 선수가 코트를 밟고,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를 두고 나란히 선 양 팀 선수단은 인사와 함께 선물 교환과 함께 우정의 인사를 나눴다. 현대건설 구단은 일본 전지훈련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덴소 선수단에 '마스크팩'을 선물했는데, 선물을 확인한 덴소 선수들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현대건설은 모마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덴소의 빠른 속공, 이동 공격 조합에 수비가 흔들리면서 내리 4점을 내주고 끌려갔다. 현대건설은 모마와 정지윤의 강력한 오픈 공격을 앞세워 추격을 이어갔다. 14-16에서 이다현의 공격으로 한 점차까지 따라붙은 현대건설은 긴 랠리 끝에 정지윤의 스파이크가 상대 블로커를 맞고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16-16,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모마가 강력한 서브 에이스를 덴소 코트에 꽂으면서 역전을 만들었다. 덴소의 서브 범실로 19-18 앞선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블로킹과 위파이의 오픈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24-21에서 원포인트 서버 고민지가 예리한 서브로 덴소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덴소의 공격이 아웃되면서 1세트는 현대건설의 승리로 끝났다.
현대건설은 1세트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5-6으로 밀린 상황에서 서브 범실, 네트 터치 범실이 연거푸 나오면서 연속 실점했고, 모마가 후위 라인 침범 범실까지 기록하면서 5-9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강성형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덴소는 중앙을 활용한 공격으로 현대건설을 더욱 몰아붙였고, 6-12에서 서브 득점까지 성공하면서 점수는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벌어졌다. 현대건설은 모마의 득점으로 추격했지만, 고비 때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19-24에서 덴소의 공격이 성공하면서 2세트는 마무리됐다.
강성형 감독은 세터 김다인 대신 김사랑을 투입해 분위기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흐름은 2세트와 다르지 않았다. 모마의 공격은 네트를 넘기지 못했고, 위파이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초반 2-6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이다현이 중앙에서 연속 블로킹에 성공하면서 다시 추격에 나선 현대건설은 정지윤의 오픈 공격으로 12-14, 두 점 차까지 따라 붙었다. 덴소의 이동 공격에 실점한 뒤 위파이 대신 교체 투입된 고예림의 득점으로 계속 두 점 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덴소의 빠른 속공 공격에 모두가 얼어붙으며 실점을 허용했고, 연속된 범실로 점수는 순식간에 15-20, 5점 차로 벌어졌다. 현대건설은 정지윤이 마지막까지 분전했지만, 덴소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3세트도 내줬다.
모마와 양효진, 정지윤, 김연견이 웜업존으로 물러나고 황연주와 나현수, 서지혜, 이영주가 투입됐다. 3세트 휴식을 취한 세터 김다인도 다시 코트를 밟았다. 현대건설은 시작부터 중앙을 활용한 연속 득점으로 2-0 리드를 잡았다. 반대로 덴소는 중앙이 아닌 좌우 오픈 공격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인 가운데 9-9에서 나현수의 속공과 황연주의 서브 득점으로 현대건설은 모처럼 리드를 잡았다. 덴소의 연속 범실까지 나오면서 14-10까지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덴소의 추격은 매서웠다. 15-12에서 서지예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혔고, 위파이의 공격까지 벗어나면서 현대건설은 다시 15-15 동점을 허락했다. 그리고 뒷심 부족에서 승부가 갈렸다. 20-20에서 덴소의 속공이 성공된 반면 서지예의 공격은 아웃됐고, 덴소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지면서 승부의 추는 완전히 기울었다.
일본 전지훈련 첫 평가전에서 패배를 당한 강성형 감독은 "잘 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1세트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코트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플레이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자기 것만 하는데 급하다보니 유기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팀의 빠르면서도 예상치 못한 공격에 계속 당했다. 그게 일본 배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보고 느낀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첫 경기에서 따끔한 주사를 맞았다"이라고 덧붙였다. 세터 김다인은 "일본에서 훈련 일정이 다소 빡빡하다보니 선수들의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못한 것 같다"며 "새 시즌부터 빠른 배구를 선보일 계획인데,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시즌 전까지 연습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호흡을 맞춰 나갈 계획이다. 첫 평가전에서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STN뉴스=이상완 기자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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