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취임 첫날 중산층 지원책 실행…내각에 공화당 출신"(종합)
균열 조짐 공화당 겨냥 '포용력' 부각…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될 것"
(워싱턴·서울=뉴스1) 권영미 신기림 조소영 권진영 기자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중산층을 지원하는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 계획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또 내각에 공화당 출신을 지명하겠다고도 했다.
해리스는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30일 오전 10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주택을 더 저렴하게 하고 자녀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과 '미국 가족'(The American Famaily)에 투자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의 이번 CNN과의 단독 대담은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자신을 후계자로 지명해 사실상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 첫 언론 인터뷰다. 인터뷰에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함께했으며, CNN의 유명 앵커 데이나 배시가 진행을 맡았다.
해리스가 이번 인터뷰에서 중산층을 겨냥한 공약 이행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와 물가가 최우선 과제라는 유권자들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해리스는 식품 및 식료품에 대한 가격 폭리를 연방 차원에서 최초로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이를 통해 물가를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공화당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이라는 나라의 성격과 힘을 약화하는 의제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해리스는 "미국 국민의 열망, 목표, 야망을 보면 새로운 길을 갈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리스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으로 행동하겠다"라면서 "당선되면 내각에 공화당 출신을 지명하겠다"고 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용퇴 이후 해리스를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균열을 보이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공화당은 마가(MAGA)로 대표되는 트럼프 강성 지지층과 기존 정통 보수 세력 간 선거 전략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대변인까지 지난주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와 트럼프를 비판했다.
아울러 '좌파'라는 용어를 쓰며 진영을 가르려 하고 있는 트럼프와 달리 해리스 자신은 다양한 관점을 지닌 인재를 수용할 있는 포용력을 갖춘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해 중도층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리스는 "나는 내 경력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왔다"며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서로 다른 견해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서는 휴전안이 속히 타결돼야 한다면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이스라엘 방어에 있어 나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으며, 그 신념에는 흔들림이 없다. 그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자신을 겨냥해 '흑인 정체성이 급조된 것 아니냐'며 딴지를 걸었던 것에 대한 견해를 묻자 "똑같은 낡은 플레이북(Same old tired playbook)"이라고 일축하며 "다음 질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재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 베이컨과 팬케이크로 아침을 먹고 조카들과 함께 퍼즐을 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전화가 울렸고, 조 바이든이었고,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기로 결정했는지 말해주었고, 나는 그에게 '확실한가요?'라고 물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는 "그러자 바이든은 '그렇다'라고 답했고 그렇게 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바이든이 "나를 지지하리라는 것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월즈 주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달 열린 전당대회(DNC) 연설을 회상하며 "수많은 이유에 정말 감사하지만, 그 순간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며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월즈는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도중 "호프, 거스, 그리고 그웬, 당신들은 내 세상의 전부야. 사랑해"라며 가족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이에 아들 거스는 벌떡 일어나 손뼉을 치며 눈물을 훔쳤다. 거스는 무대를 가리키며 "저 사람이 우리 아빠야(That's my dad)"라며 감격했고, 미 주요 언론은 해당 장면을 반복해서 내보내며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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