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가해자의 86%는 부모 ‘최다’…지난해 학대로 44명 사망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행위자의 86%는 부모였고, 학대가 발생한 장소도 대부분 가정 내였다. 44명의 아동이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했다.
보건복지부가 30일 발표한 ‘2023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신고접수된 건은 4만8522건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16개월 입양아 사망사건(일명 정인이 사건) 등으로 일시적으로 신고접수가 급증한 2021년과 비교해 신고가 감소한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 중 지자체가 아동학대로 판단한 건수는 2만5739건으로 집계됐다.
아동학대를 한 행위자는 부모가 85.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년보다도 3.2% 증가한 수치다. 이 외에 친인척(3.0%), 대리양육자(7.3%), 타인(3.3%), 기타(0.6%) 등이었다. 전체 학대 행위자 중 부모의 비중은 2019년 75.6%에서 2022년 82.7%, 2023년 85.9%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학대 장소도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2만1336건(82.9%)으로 가장 많았다.
학대행위자 중 대리양육자(동거인, 유치원 및 초·중·고 교직원, 학원 및 교습소 종사자,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위탁 부모, 아이돌보미 등)는 7.3%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대리양육자 중 초・중・고교 직원에 의한 학대 발생 건수는 793건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교권침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후속 조치로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이 개정되는 등 교권보호 대책이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동학대 유형별로는 신체적 학대 4698건, 정서적 학대 1만1094건, 성 학대 585건, 방임 1979건, 중복 7383건 발생했다.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9.3%는 피해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분리 보호했다.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의 수는 총 44명으로 파악됐다. 연령별로는 2세 이하가 13명(29.5%), 6세 이하 영유아는 27명(61.4%)이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 행위자의 연령은 30대가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12명), 20대 이하(11명), 50대(3명), 60대 이상(1명) 순이었다.
전체 아동학대 중 재학대 사례는 4048건(15.7%)으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5년간 재학대 사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2023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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