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박재현 "모든일 오너가 독점, 좋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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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을 지지하면서 전문경영인이 하는 인사에 반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한미약품의 인사명령을 무효화하고 자신의 직위를 강등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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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위 강등 이틀 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
"전문경영인을 지지하면서 전문경영인이 하는 인사에 반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30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약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한미약품의 인사명령을 무효화하고 자신의 직위를 강등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8일 오후 박 대표는 한미약품 내 인사팀과 법무팀을 신설하고 그 자리에 전무급 임원을 위촉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냈다. 임 대표는 이를 항명성 조치로 여겨 박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했다. 다음날 양측은 서로의 인사명령을 인정할 수 없다는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날 박 대표는 형제(임종윤·임종훈)가 지난 3월 지주사 경영권을 잡은 이후 인사업무에 어려움이 커졌다며 독자경영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제가 발령을 내지 않았는데 들어온 사람이 있고 업무가 이전된 사람이 있었다"며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달했지만 어제까지도 제가 사인도 안 했는데 이전된 사람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는 한미약품에서 이뤄져야 할 업무가 임종훈 대표 직속으로 돼 있는데 한미약품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전문경영인 중심의 독자경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지난 28일 발표한 한미약품의 인사를 철회할 뜻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인사는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법무팀장으로 신규 선임된 권순기 전무가 모녀(송영숙·임주현)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와 밀접한 관계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이번에 영입된 법무담당 임원은 임종훈 대표 측에서 주장하는 라데팡스와는 큰 관련이 없고 그렇게 규정하는 것도 그분께는 실례되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2년간 한미사이언스에서 근무하면서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법조인"이라고 밝혔다.
사내 인트라넷에서 본인이 낸 인사명령이 지속적으로 삭제되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인사명령을 삭제한 IT부서 등의 직원 개인도 법적문제를 피해 갈 수 없다는 의사를 전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한미사이언스 법무팀 임원이 갑작스레 참석해 질의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임원은 한미약품의 법무팀 신설에 대해 "조금 더 내부에서 논의가 됐으면 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임 대표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한미약품 인사명령을 두고 지주사와 계열사간 논란이 벌어진 것 자체가 오너경영의 문제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제 발령에 관한 해프닝도 회사의 모든 일을 오너가 독점해 결정할 수 있다는 좋지 않은 사례를 만든 것이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임 대표가 스스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한미약품의 독자경영 방침을 존중해 주십사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독자경영을 통해 이루고 싶은 비전을 묻는 질문에는 "한미약품의 가치가 올라가면 지주사의 주주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며 "지난 3월 주총 이후 다소 주춤했던 한미의 신약개발 기조를 다시 복원하고 한미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그렇지 못한 분야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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