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공화당 인사 내각에 앉힐 것” 해리스, 통합 행보

홍주형 2024. 8. 30. 1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된 후 첫 언론 심층 인터뷰

“나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9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11월 대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그는 대선 후보가 된 후 첫 언론 심층 인터뷰인 이번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 출마 경선 당시 자신이 내세웠던 진보적 정책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F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의 이같은 말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돼 있는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프리킹(fracking·수압파쇄법)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언급을 하던 중 나왔다. 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때 환경 훼손 우려 때문에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 위기는 현실”이라고 믿지만 화석 연료로부터 빠른 전환을 요구했던 소위 그 전의 ‘그린뉴딜‘ 정책에 대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지지는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것(기후변화)은 긴급한 문제“라며 “우리는 데드라인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복잡한) ‘행렬’(matrix)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급한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과의 일부 복잡한 타협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주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을 메시지로 강조한 바 있다. 2020년 대선 경선 당시 진보적 정책을 내세우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부각했지만, 3년 반 동안 행정부에서 부통령직을 거쳐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지금은 일부 현실과 타협하고 통합을 이끌어내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자신의 근본적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때는 테이블에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공화당원이었던 인사 한 명을 내각에 두는 것이 미국의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참모진 200여명 등 일부 공화당계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는 “나의 커리어에서 늘 다양한 의견을 들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야당 인사들을 내각에 앉힌 대통령들이 과거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한 지난 8년 동안에는 없었던 일이라고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내 최고 우선순위 중 하나는 중산층을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에 취임하면 취임 첫날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첫날 “기회의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시행하겠다고 거듭 언급하며 그 계획에는 자녀 세액공제 확대, 저렴한 주택 공급, 바가지 가격(price gouging) 대응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왜 이런 정책을 지난 3년간은 시행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바이든 대통령과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미국을 구출하는 것이었다”며 “지금 물가 상승률은 3% 아래다. 많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들이 미국이 어떤 부유한 국가보다도 빠르게 회복하도록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옴으로써 80만개가 넘는 새로운 제조업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친민주 성향을 보이고 있는 뉴욕타임스(NYT) 역시 “경제는 여전히 해리스 부통령의 가장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CNN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대신 백악관이 제조업, 에너지 및 인프라를 위해 확보한 투자를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느냐는 질문엔 “이스라엘의 방어에 대한 내 약속은 분명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며 “그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이 살해됐고 우리는 (휴전) 합의를 타결해야 한다”며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흑인 정체성에 대해 “최근에 바뀐 것”이라고 언급하며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선 “늘 같은 오래된 지겨운 각본(playbook)”이라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날 인터뷰는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진행됐다. 선벨트(남부) 경합주 중 하나인 조지아주 유세 중이었던 이날 동부 시간 오후 1시45분쯤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 포터빌 유세 중 한 동굴 내 철강 가공 시설에서 지금까지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해리스 부통령을 “무능하다”고 조롱했다.

NYT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시간이 지날수록 (인터뷰에서) 편안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NYT는 전날 해리스 부통령을 2019년과 지난해 인터뷰했던 자사 기자의 코멘트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기자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