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실적에도 연임 장담 못해… 시중은행장 ‘좌불안석’

박정경 기자 2024. 8. 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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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시중 은행장의 임기가 연말 일제히 만료된다.

올해부턴 금융당국이 정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임기만료 3개월 전 승계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9월부터 본격적으로 후보군에 대한 평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는 유난히 금융 사고가 잦았던 만큼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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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은행장 임기 올해 만료
횡령·부당대출 등 잇단 사고
‘지배구조 모범관행’ 최대변수
우리·농협銀, 연임 여부 촉각
신한·하나銀, 재선임 가능성

국내 5대 시중 은행장의 임기가 연말 일제히 만료된다. 올해부턴 금융당국이 정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임기만료 3개월 전 승계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9월부터 본격적으로 후보군에 대한 평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은 이자 이익을 기반으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각종 금융 사고 발생 여부 및 조직 혁신 등 은행별로 처한 상황에 따라 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은행장은 통상 기본 2년 임기에 추가로 1년을 더해 최대 3년의 임기가 주어지는데 올해의 경우 금융당국이 도입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폐쇄적인 CEO 승계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은행 지주 회장이 소속된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승계를 결정하되 CEO 자격 요건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후보자 선임에 있어 근거와 타당성, 적시된 원칙에 따른 절차가 중요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는 유난히 금융 사고가 잦았던 만큼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 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연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경우 올해 100억 원대 횡령에 이어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고가 잇따라 터진 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협은행도 지난 3월 5월에 이어 횡령·배임 사고가 있었고 최근에는 100억 원대 부당대출을 통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이석용 행장도 취임 이후 역대 최고 실적 달성은 물론 디지털 전환 등 성과를 냈지만 금융 사고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연임에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2조535억 원을 기록하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 원을 넘겼고, 글로벌 부문에서도 선전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대형 금융 사고가 없었던 만큼 정상혁 행장이 내부통제 및 위험 관리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기업대출을 기반으로 실적이 향상돼 이승열 행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이미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뒤 2연임에 도전하고 있는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관련 논란을 빼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낸 상황이어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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