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 썩은내, 숨도 못 쉰다”… 항구도시 뒤덮은 죽은 물고기 떼 100t

지난 28일(현지시각) 그리스 볼로스 항구에서 당국이 물고기 사체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리스 항구도시 볼로스에 죽은 물고기 떼가 떠밀려와 관광객이 떠나고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중부 볼로스의 항구가 셀 수 없이 많은 죽은 물고기로 가득 찼다. 배를 허옇게 드러낸 물고기 떼 탓에 항구 전체가 은빛으로 뒤덮인 수준이다. 사체가 부패하면서 극심한 악취까지 퍼져 가까이 갔을 땐 숨을 쉬기조차 힘들다.

그리스 중부 볼로스 항구로 떠밀려온 죽은 물고기 떼. /AP 연합뉴스

관광객 맞이에 분주했던 해변 상점들도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볼로스 항구에서 10㎞가량 떨어진 해변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관광객이 줄면서 올여름 매출이 80%나 줄었다”며 “이미 관광 성수기는 끝났기 때문에 가림막을 치거나 거둬간다 한들 너무 늦었다”고 한탄했다.

피해가 계속되자 당국과 주민들은 직접 물고기 사체 수거에 나섰다. AP 통신은 “지난 24시간 동안 수거한 양만 40t(톤)이며 전체 사체 무게는 100톤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텔리오스 림니오스 볼로스 시의원은 “수십 ㎞에 걸쳐 수백만 마리의 사체가 퍼져 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볼로스 항구를 뒤덮은 죽은 물고기 떼를 바라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수거 작업을 위해 죽은 물고기 떼를 가둔 모습. /EPA 연합뉴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작년 테살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홍수로 크게 불어났던 주변 호수의 물이 올해 다시 급격히 줄면서 민물고기가 바다로 흘러들었고, 이 물고기들이 바다에서 생존할 수 없어 결국 떼죽음당한 것이란 분석이다.

아킬레아스 베오스 볼로스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물고기 떼가 항구로 도달하기 전까지 보호망을 치는 등의 당연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볼로스 지역 상공회의소도 성명을 내고 “해안가의 심한 악취는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혐오감을 주고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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