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직무집행정지 취소 결정

비상대책위, 조합장 부정선거 의혹 제기 무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취소 결정을 받았다. /사진=김노향 기자

서울 강남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손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최정희 조합장과 이사·감사 등으로 구성된 집행부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피소에서 취소 판결을 받아냈다.

전임 조합설립 추진위원회의 주축 세력이자 현 비상대책위원회 측근이 제기한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최 조합장의 손을 들어주며 앞으로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취소했다. 앞서 1월 법원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

최 조합장은 지난해 8월 조합설립 총회에서 조합원 4278명 중 3654명의 투표 참여와 2702표(76.3%) 획득으로 초대 조합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비대위는 투표 후 참관인이 부재하고 사전 우편 투표함이 부실 운영됐다는 의혹을 주장, 조합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투표 한 달 후인 지난해 9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는 2003년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 후 무려 20년 만의 성과다.

법원 결정 후 조합은 가처분 결과에 이의신청하며 조합장 재선출 계획을 알렸으나 강남구청은 조합 측에 '조합장 선임을 위한 선거관리위원 모집 공고 취소 조치' 공문을 보냈다. 조합장 재선거는 위법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구는 공문에서 '법원의 조합장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은 조합장 해임이나 당연 퇴임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조합장을 새로 선출하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조합 관계자는 "선거 당일 공정한 방식으로 투표가 이뤄졌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후에 외부인인 구청 직원들도 여러차례 확인 작업을 수행한 만큼 법적 하자가 없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 4424가구 단지다.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1999년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시공사는 국내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