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 직원, 납품업체 입찰 담합 도운 대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리스차 등 받은 대가로 입찰 예정가 알려줘
뇌물 준 업체 낙찰 받도록 6개 업체 곁다리 역할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 직원이 의료품 입찰 정보 제공 대가로 납품 업체로부터 받은 수입차.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의료품을 납품하는 업체에 입찰 예정가를 알려준 대가로 고급 수입차 등 뇌물을 받은 의학원 전 직원이 납품업자와 함께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뇌물수수, 입찰방해 혐의로 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전 입찰총괄팀장 A(40대) 씨와 뇌물공여, 입찰방해 혐의로 의료 물품 판매업체 대표 B(40대) 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지인 B 씨의 의학원 내 의료 물품 납품을 돕는 대가로 시가 3억 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무상으로 받아 30개월간 운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기간 B 씨 업체는 A 씨에게 제공한 차량 리스비를 매달 391만 원씩 총 1억1700만 원어치 대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대가로 B 씨는 경쟁 입찰 전 A 씨로부터 입찰 예정가를 듣고 다른 납품 업체를 곁다리로 세운 뒤 입찰 예정가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해 의료 물품 납품 권리를 낙찰받았다. 경찰은 A 씨가 B 씨로부터 술값, 골프 접대 등도 받은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수수 규모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또 B 씨 업체의 곁다리 역할을 하면서 정상 입찰을 방해한 납품업자 6명도 입건한 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간 입찰 참가 자격을 박탈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병원 등 의료계 리베이트 관행과 입찰 담합 등에 대한 첩보 수집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