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난 게 없다"…충북 인삼농가 계속된 폭염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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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밭에 나가면 내 속이 썩어들어가. 이파리가 다 타버려 남아난 게 없으니."
충북 충주에서 9만9천173㎡(3만평) 규모로 인삼농사를 짓는 류병수(56)씨는 30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숨을 내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계속된 폭염으로 충북 도내 인삼 재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접수된 도내 인삼 농가의 폭염 피해 규모는 288개 농가 214㏊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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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삼밭에 나가면 내 속이 썩어들어가. 이파리가 다 타버려 남아난 게 없으니…."
충북 충주에서 9만9천173㎡(3만평) 규모로 인삼농사를 짓는 류병수(56)씨는 30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숨을 내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2018년에도 폭염으로 큰 피해를 봤는데, 올해가 그때보다 심하다"며 "인삼은 한여름에 성장을 멈췄다가 가을에 다시 자라기 시작하는데 더위로 싹은 다 말라 죽고, 뿌리는 썩어버려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계속된 폭염으로 충북 도내 인삼 재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잎이 타들어 가고 생장이 멈추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접수된 도내 인삼 농가의 폭염 피해 규모는 288개 농가 214㏊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음성이 53㏊로 가장 많고 영동 31.5㏊, 충주 28.9㏊, 보은 26㏊, 괴산 23.2㏊, 옥천 19.2㏊, 청주 10.7㏊, 진천 9.4㏊, 제천 7㏊, 증평 5㏊ 순이다.
인삼은 33도 이상 기온이 3일 정도만 지속돼도 피해가 나타나는데, 올해는 7∼8월 폭염 일수가 19.8일에 달해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게 농정 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농가들은 4년 이상 된 인삼에 피해가 집중됐다며 수확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증평에 사는 김모씨는 "30년 넘게 인삼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피해는 처음"이라며 "보통 6년 정도 키워 수확하는데 이렇게 한 해 타격을 받으면 수확량이 절반 아래로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소진호 충북인삼농협 조합장은 "올해는 폭염 기간이 길어 전국적으로 인삼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충북도는 폭염에 따른 농작물 피해상황을 조사하는 한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충북인삼농협 등과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인삼을 포함한 농작물 폭염피해 상황을 정밀조사하고, 종합의견을 바탕으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보고를 올려 농가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 내 인삼생산 규모는 전국의 20%를 차지한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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