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사이시옷] "변호사도 놀란 '법원 흉기 난동 사건', 보안검색은 유명무실"

<안준형 변호사>
-'가상화폐 투자사기' 피해자, 흉기 난동으로 가해자 돼
-여러 차례 열람동사 청구했으나 기각.. 발언권도 못 얻어
-법원 보안검색, 청사 입구에서만... 법정에서는 신원 확인 안 해
-법원마다 보안검색 제각각... 법원행정처, 사건 이후 강화 지시
-피고인이 칫솔 변형해 흉기 휘두른 사례도
-법원 내 난동 이면에는 사법불신... 피해자 권리 보장할 필요도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안준형 변호사

◎ 진행자 > 사건과 사건 사이에 숨어 있는 빈 이야기를 채우는 시간, ‘사이시옷’. 안준형 변호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안준형 > 네, 안녕하세요. 안준형입니다.

◎ 진행자 >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 오셨나요?

◎ 안준형 > 오늘은 영화 같은 일이 그저께 벌어져서 그 얘기를 드릴까 하는데요. 법원에서 흉기로 피고인의 목을 찌르는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 진행자 > 이게 법정 안에서 벌어진 일이죠.

◎ 안준형 > 네. 법정 안에서 재판 중에 판사와 방청객들이 모두 있는 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 진행자 > 그러니까요. 변호사님도 법원 출석 많이 하실 거 아닙니까?

◎ 안준형 > 사실 변호사들한테는 법원이 직장이죠. 오늘도 제가 방송 끝나면 법원을 세 군데나 가야 되는데 이런 일이 법원에서 일어나다 보니까 변호사들도 정말 놀라서 어제는 하루 종일 변호사들끼리 이 얘기가 오갔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변호사 사이에서 상당히 큰 화제가 됐던 거군요.

◎ 안준형 > 그렇죠. 변호사들도 단톡방 같은 게 있잖아요. 거기서도 계속 이 기사와 관련해서 얘기가 나오고 무서워서 법원에 가겠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요. 그랬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거예요?

◎ 안준형 > 그래서 저도 궁금했어요. 도대체 무슨 사건이길래 이런 일이 발생을 했을까 청취자 분들도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배경 설명을 드리면 하루인베스트라는 회사가 있는데요. 이 회사가 가상자산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내용을 보면 총 1만 6천 명한테 1조 4천억 원어치의 가상 자산을 위탁해서 운영해주겠다. 분산 투자해서 우리는 안전하게 운영하고 연 10% 이상의 이자를 보장해 주겠다 이렇게 홍보를 했던 회사인데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것을 보니까 분산 투자는커녕 한 투자업체한테 몰빵 투자를 해가지고 이 투자 자산을 거의 다 탕진을 한 거예요. 이 하루 인베스트먼트 사기 사건의 피해자였던 50대 남성이 비트코인을 100개 정도 맡겼었답니다. 100개면 한 80억 정도 되거든요.

◎ 진행자 > 다 날아가 버렸어요?

◎ 안준형 > 예, 그렇죠. 그래서 80억을 날린 이 피해자였던 사람이 법정에서 가해자가 된 사건이었어요.

◎ 진행자 > 그래서 흉기 난동까지 갔다.

◎ 안준형 > 네, 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근데 일단 그 사건 자체보다. 그럼 법정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사실 여기에 맞춰야 될 것 같은데.

◎ 안준형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지금 형사 법정을 들락거리는데 별로 제재나 이런 게 별로 없죠?

◎ 안준형 > 그렇죠. 사실은 법정 법원에 한 번 들어갈 때 보안검색이 이루어지기는 하거든요.

◎ 진행자 > 청사 한 번 들어갈 때만 입구에서만.

◎ 안준형 > 근데 법정에서는 사실은 어떠한 보안검색이나 신원 확인 같은 건 하지는 않아요.

◎ 진행자 > 보통 청사에 들어갈 때 1층 현관에서 검색대 통과하는 게 다 아닌가요?

◎ 안준형 > 그렇죠. 보통 검색대도 이렇게 사람이 들어가는 문형 검색대라고 해서 사람이 지나가면 금속성 물질이 있을 때 삐 소리가 나는 거 있잖아요. 공항에서 쓰는 거 그거 하나 있고 또 옆에는 소지품을 넣으면 엑스레이를 통과하는 그런 보안검색대 두 개를 갖추고 있거든요. 법원에서. 근데 법원을 많이들 안 가보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근데 법원은 굉장히 커요. 그래서 출입구도 한 3개에서 4개 정도 되거든요.

◎ 진행자 > 검색대를 피해서 들어갈 수도 있습니까?

◎ 안준형 > 그건 좀 어렵기는 한데 법원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사실상 저도 법정 갈 때마다 보안수색을 받는데 사실 이걸로 어떤 걸 잡아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유명무실하죠. 절차가.

◎ 진행자 > 말 그대로 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 안준형 > 네, 그리고 법원마다 보안검색을 하는 절차가 통일이 안 돼 있어서 어떤 법원은 또 지나치게 까다롭게 하는 법원도 있는데요. 또 어떤 법원은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법원도 있고

◎ 진행자 > 그러면 통합된 매뉴얼 이런 게 없어요?

◎ 안준형 > 아직은 그런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또 심지어는 어떤 법원은 전문경호업체가 와서 보안검색을 하는 곳도 있는데요. 또 어떤 법원은 단순히 공익근무 요원들, 또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대충 보안검색을 하고 그런 실태들이 문제가 있어서 어제 법원행정처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요. 각급 법원들한테 보안 수색을 강화해라 이런 지시가 나오긴 했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지금 법정 안에서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이라든지 그 다음에 심리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를 지른다든지 이런 경우도 종종 나타나는데 흉기 난동의 전례가 있나요? 이번 사건 말고.

◎ 안준형 > 근데 보면 이렇게 금속성 흉기를 가지고 와서 난동을 부린 케이스는 제 기억엔 없는데요. 공교롭게도 지난주에 21일 날 대전 법원에서 구속된 피고인이죠. 구치소에서 바로 재판을 받으러 온 피고인이 칫솔을 변형해서 만든 흉기로 국선 변호인을 해하려다가 또 그 자리에서 검거가 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 진행자 > 구치소에 있는 사람인데.

◎ 안준형 > 네, 구치소에는 아시다시피 흉기 반입이 안 되잖아요. 본인이 갖고 있던 칫솔을 갈았나 봐요. 날카롭게. 그래가지고 그거를 신발 밑에 숨기고 법원에 갔더라고요.

◎ 진행자 > 그럼 또 구치소도 얘기를 해야겠네요. 그러면.

◎ 안준형 > 그렇게 구치소 교정국도 기본적인 신체 수색을 하는데 법원에 나갈 때는 이걸 소홀히 했었다고 합니다.

◎ 진행자 > 근데 법정 말고 사실은 판결 결과에 불만을 품어서 방화 저지른 경우도 있고 법정 밖에서는 종종 발생하는 일들도 있죠?

◎ 안준형 > 있죠. 그리고 지난달인 걸로 기억하는데요. 부산 법원 앞에서 법원 판결 내용을 가지고 방송을 하던 유튜버들끼리 난동이 나서 한 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고요. 법정 밖에서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가해자를 상대로 보복을 한다거나 이런 거는 또 종종 있었습니다. 근데 이렇게 법정 안에서 방청 중에 재판석으로 뛰어들어가지고 흉기를 난동하는 건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서 이번에 법원행정처가 나서서 방비를 좀 더 다듬는다 이런 건 그렇다 치는데 그래서 방법적으로 보안검색을 강화 하는데 그렇게 한다고 치고 근데 근본적으로 혹시 이런 흉기 난동이 일어난 사건에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 이런 것들이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안준형 > 예, 그런 측면 분명히 있다고 보는데요. 이번에도 아직 조사가 좀 더 이루어져야 하기는 하지만 이번 사건도 어쨌든 어떠한 형사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거잖아요. 그 피해자의 입장을 들어보면 본인이 법원에다가 여러 차례 열람 등사 같은 것도 청구 했었는데 일방적으로 다 기각을 당했대요. 그리고 재판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발언권도 얻지 못했고 그래서 저도 형사 사건의 피해자를 대리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형사 사건의 피해자들은 재판 과정에서 이런 소외감을 많이 느껴요. 피해를 입은 건 나 자신인데 형사 재판에서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절차들이 보장이 안 되니까 사법부에 대한 불신, 이런 거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런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그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 진행자 > 그러니까 이것저것 다 떠나서 이런저런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튼 감정이 격해진 사람들이 사실은 많이 있을 수 있는 곳이 법원인 거잖아요.

◎ 안준형 > 그렇죠. 항상 대립 당사자들이 모이는 곳이 법원이거든요.

◎ 진행자 > 그러니까요. 그렇게 본다면 방비를 좀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얘기가 되는데 사실은 그동안 너무 허술했다.

◎ 안준형 > 너무 허술했습니다.

◎ 진행자 > 이렇게 얘기가 되는 거겠죠. 알겠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마무리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변호사님.

◎ 안준형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안준형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