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못하던 MVP 맞나…싹쓸이 2루타 만큼 빛난 '슈퍼 캐치', LG를 충격에 빠뜨리다
[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의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슈퍼 캐치’로 팀을 구했다. 타석에서 주자 싹쓸이 역전 3타점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환상적인 호수비로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KT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극적인 8-7 역전승을 거뒀다.
KT는 7회까지 3-5로 끌려갔다. 선발 고영표는 4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고 교체됐다. 이후 손동현, 김민수, 우규민이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8회 선두타자로 오재일이 대타로 나섰다. 오재일은 3볼-1스트라이크에서 함덕주의 직구(137.3km)를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강백호가 볼넷을 골라 추격 분위기를 이어갔다. 희생번트로 1사 2루.
LG는 함덕주에 이어 마무리 유영찬이 등판했다. 김민혁이 볼넷, 심우준이 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로하스는 유영찬의 주무기 포크볼을 때려 우중간을 가르는 주자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포효했다.
로하스는 1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 내야 안타로 출루해 선제 득점을 올렸다. 2회는 무사 1루에서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5회 2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도 득점은 무산됐지만. 7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해결사가 됐다.
9회말 수비에서도 로하스는 더욱 빛났다. 8-6으로 앞선 1사 3루에서 LG 김범석이 마무리 박영현의 직구를 때려 좌중간 펜스로 향하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로하스는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펜스 바로 앞에서 날아올라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캐치 후 펜스에 부딪혔지만 공을 놓치지 않았다.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지만 동점 주자를 막아내는 ‘슈퍼 캐치’였다. 타구가 빠졌더라면 1점 차로 추격당하고 1사 2루 위기가 이어져 승패가 어떻게 될 지 몰랐다.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무색케하는 호수비였다. 박영현은 마운드에서 로하스를 향해 감사 인사를 꾸벅 했다. 김범석은 2루 베이스 앞에서 털썩 쪼그려 앉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다가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로하스는 경기 후 9회말 수비 장면에 대해 “김범석의 타구는 솔직히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계속 따라가는데 타구가 바람을 타고 조금씩 더 멀리 갔다. 타이밍을 맞춰서 점프하면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점프해서 잡으며 완전히 확신을 못했다. 잡고 내려와서 글러브를 봤는데 공이 있어서 '잡았다'고 확신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마무리 박영현의 감사 인사를 묻자, 로하스는 “박영현이 평소에도 감사나 이런 걸 많이 얘기하는 편이다. 팀원으로서 박영현이 경기를 마무리 지어줬다는 것에 대해 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수비에 앞서 8회 LG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3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때렸다. 로하스는 “지난주부터 컨디션이 그렇게 많이 좋지는 않았다. 타석에서 생산력이 좀 떨어져 있어서 개인적으로 조정을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1번타자라) 타석에 들어설 때 주자가 있는 경우가 좀 적어서, 타점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이적었다. 그래서 주자 있을 때는 조금 더 집중을 하고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딱 그런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유영찬 투수가 굉장히 좋은 투수고, 변화구나 직구가 굉장히 좋다. 특정 구종을 노리기보다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면 강하게 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구에 포크볼이 좋은 로케이션으로 들어왔고, 그 다음 공이 조금이라도 더 가운데로 오면 잘 맞춰야겠다고 방망이를 돌렸는데 강하게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KT는 최근 수 년간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부진해도 여름 이후로 상승세를 타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올해도 10위에서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려 현재 5위다. 4위 두산과는 2경기 차이다.
로하스는 “올해 초반부터 좀 안 좋은 경기를 많이 보여드렸지만, 후반기로 오면서 접전을 많이 하거나 오늘과 어제 경기처럼 뒤집는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이 많이 회복했다. 상대팀에게 ‘KT가 어려운 상대가 될 것 같다’는 압박감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좋은 모습을 시즌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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