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예방엔 무산소운동이 더 낫다

곽노필 기자 2024. 8. 3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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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유산소운동보다 무산소운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비만은 전세계 사망 원인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요 질환이다. 이 가운데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일련의 대사 기능 장애를 심대사증후군(CMS)이라 부른다.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나쁜 콜레스테롤 등이 심대사증후군에 속하는 지표들이다.

전문가들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고 건강 생활을 이어가려면 적절한 식생활과 함께 평소 꾸준한 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운동은 크게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산소 공급 없이 근육의 힘을 이용하는 무산소 근력 운동은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높인다. 달리기처럼 산소를 공급해주는 유산소 운동은 지방을 직접 연소시켜 체지방을 줄여주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심폐 지구력을 키워준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면 한 가지만 할 때보다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의 경우 한 주에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운동을 하거나 한 주에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운동과 2번 이상의 무산소운동을 할 것을 권고한다.

그런데 심혈관 및 대사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는 유산소운동보다 무산소운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때마침 독일 연구진도 무산소 근력운동이 손상된 세포 제거 기능을 활성화해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가 중심이 된 연세대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성인 1만3971명, 청소년 1222명을 대상으로 두 운동의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과 한국가정의학저널에 각각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무산소운동만 하는 성인이 유산소운동만 하는 성인보다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혈압, 콜레스테롤, 인슐린 저항성 등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심혈관, 대사질환 유병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두 운동을 모두 하는 그룹, 무산소운동만 하는 그룹, 유산소운동만 하는 그룹, 두 운동 모두 안하는 그룹 등 네가지 그룹으로 나눠 심혈관 질환, 대사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가장 좋은 효과는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병행하는 사람들한테서 나타났다. 픽사베이

유산소·무산소 운동 함께하면 더 좋은 효과

그 결과 성인의 경우 두 운동을 모두 하는 그룹, 무산소운동 그룹, 유산소운동 그룹, 운동을 안하는 그룹 차례로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과 고혈압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산소운동과 유산소운동 그룹을 비교할 경우엔 무산소운동 그룹이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혈압, 콜레스테롤, 인슐린 저항성 등에서 더 낮은 수치를 보였다.

무산소운동 그룹은 질병 유병률에서도 유산소운동 그룹보다 뛰어났다.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각각 31%, 27%, 19%, 20% 낮았다.

연구진은 청소년 그룹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고 밝혔다. 무산소운동만 한 그룹이 유산소운동만 한 그룹보다 콜레스테롤,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았다.

이지원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성인과 청소년 모두 무산소운동 그룹이 유산소운동 그룹에 비해 심혈관, 대사질환 위험이 낮았다”며 “이제까지 유산소운동의 중요성만 주로 강조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무산소운동이 주는 대사적 이점을 이번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두 운동 모두 한 그룹이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인 만큼 두 운동을 균형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근력운동은 세포 폐기물 처리 메커니즘을 활성화해 심부전 질환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 본대학 제공

근력운동, 손상된 세포 제거 촉진해주기도

한편 독일 본대학이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은 근력운동이 세포의 손상된 성분을 제거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 ‘BAG3'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BAG3는 단백질 접힘과 해체에 관여하는 샤페론 단백질 가운데 하나로, 손상된 세포 성분을 식별하고 이를 세포막으로 감싸 제거하는 '자가포식체'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가포식체란 세포 폐기물을 모으는 일종의 쓰레기봉투다. BAG3 기능이 감퇴하면 심부전뿐 아니라 근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근력운동은 심부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186/s12889-024-18567-x

Using propensity score matching analysis to compare between cardiometabolic risk factors and physical activity type in Korean adults: findings from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urvey.

https://doi.org/10.1016/j.cub.2024.07.088

Force-Induced dephosphorylation activates the cochaperone BAG3 to coordinate protein homeostasis and membrane traffic.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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