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철회…일반주주들 “사업재편 중단해야”

“사업재편의 본질인 두산밥캣 인적분할 계획엔 변화 없어”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예정대로 로보틱스에 밥캣 빼앗기는 꼴”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지난 29일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을 철회했으나 일반주주들은 지배구조 개편안 중 일부를 철회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업재편 전면 중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 시사저널 최준필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을 철회했으나, 일반주주들은 지배구조 개편안 중 일부를 철회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업재편 전면 중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소수주주 의결권 플랫폼인 액트팀은 지난 29일 입장문을 내고 "포괄적 주식 교환을 철회했다고 해서 이 사건의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며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서는 기존과 달라지는 게 없다"고 전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시장 우려와 주주들의 부정적 의견을 고려해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 사는 공시에서 "주주와 시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회사 정책·기조, 기관투자가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시너지가 존재하더라도 현시점에서는 이를 추진하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의 합병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액트팀은 이에 대해 반발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서는 기존과 달라지는 것이 없고, 기존 안대로 밥캣을 로보틱스에 빼앗기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구체적으로 "에너빌리티가 알짜 자회사 밥캣을 로보틱스에 넘기는 대신 에너빌리티의 부채비율은 분할 전 131%에서 분할 뒤 160%로 치솟게 되고, 에너빌리티는 더 이상 밥캣의 배당수익을 향유할 수 없게 된다"며 "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는 중"이라고 알렸다.

이어 "(두산의 주식교환 철회는) 밥캣만 일부러 살려주면서 에너빌리티 주주들을 궁지에 빠뜨리려는 계책으로 보인다"면서 지배구조 개편안 중 일부가 뒤늦게 변경된 데다 주주들과의 소통도 부족했기 때문에, 다음달 25일 주주총회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피력했다.

액트팀은 "이사회를 다시 소집해 개편안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다수의 국회의원이 두산밥캣 방지법을 발의한 상태인데, 이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은 국회마저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