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쏟아내는 AI… ‘지혜’는 인간의 몫[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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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오픈AI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를 공개하자 AI를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AI가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인간은 더욱 근본적인 질문에 빠지고 있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AI의 가공할 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러나 AI가 답해줄 수는 없다.
저자는 AI가 마치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시대일수록 이것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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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지음│휴머니스트
2년 전 오픈AI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를 공개하자 AI를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챗GPT는 이전까지의 어떤 버전보다도 월등한 언어 구사 능력으로 세상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AI 상용화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가 급상승했다. 그러나 동시에 우려도 치솟았다.
한국니체학회장, 한국철학회장 등을 지낸 저자인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는 챗GPT가 상징하는 기술의 진보를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인쇄 혁명에 못지않은 ‘지성 혁명’으로 파악하고, 이것이 불러온 철학적 전환에 주목한다.
AI가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인간은 더욱 근본적인 질문에 빠지고 있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AI의 가공할 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러나 AI가 답해줄 수는 없다. 이건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가 떠올린 게 철학의 본류인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이다. 어찌 보면 현대 AI는 고대 소피스트들과 닮았다. 사람의 요구에 맞춰 지식을 전달할 수는 있으나 정작 지혜는 제공하지 못한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대의 소피스트를 비판하고 자신의 무지를 고백함으로써 진정한 지혜를 추구한 소크라테스의 질문이다. 저자는 AI가 마치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시대일수록 이것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첨단 AI 시대엔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조건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다. 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인 노동, 작업, 행위가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피면서 새로운 인간의 조건을 살피는 게 필요하다. 아렌트에 따르면 인간은 생존의 필연성 때문에 노동하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작업하며, 정치적으로 행위한다. 그런데 ‘인간 같은’ AI가 연 시대는 고도의 자동화로 인해 육체 없는 노동을 실현하고 있고, 노동에 관한 규정을 새로 설정할 것을 요구한다.
결국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바로 너무 많은 지식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철학적 인식 능력이다. AI가 제공하는 엄청난 정보 홍수에서 벗어나,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면서 스스로 성찰할 여유를 찾아야 한다. 248쪽, 1만75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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