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이대로 멀어지나 LG, 외인 불펜 알바도 썼는데 연속 충격패 [MK이슈]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8. 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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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를 향한 LG 트윈스의 도전이 이대로 멀어지게 되는 걸까. 외인 선발투수를 불펜 임시직으로 쓰는 승부수까지 던졌는데 이틀 연속 충격패를 당했다.

LG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서 KT위즈에 7-8, 1점 차 석패를 당하면서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완승으로 장식한 이후 28일, 29일 연속으로 8회 이후 불펜진이 무너진 끝에 당한 충격패라 더 결과가 뼈아프다.

특히 3위 LG는 외국인 선발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까지 7회 필승조로 투입하면서 총력전을 펼쳤지만 시즌 64승 2무 57패를 기록, 이날 승리한 2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승차가 4경기까지 벌어졌다.

LG 트윈스의 2위를 향한 도전이 이대로 멀어지는 걸까. 사진=천정환 기자
줄곧 선두권 경쟁을 펼치며 1위 KIA 타이거즈의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던 LG의 입장에선 시즌 내내 경쟁했던 삼성에게 점차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하필이면 그 시기가 페넌트레이스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시즌 막바지라는 게 LG에게 가장 쓰린 상황이다.

무엇보다 27~29일 3일간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의 주중 시리즈 3연전은 경기 전개 과정만 본다면 1승 2패의 루징시리즈가 아니라 3승으로 스윕도 가능했다.

먼저 27일 경기서 LG는 공수의 완벽한 조화 속에 6-1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임찬규가 6이닝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타선도 오랜 천적이었던 웨스 벤자민은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점수를 뽑은 이후 구원진도 리드를 잘 지켜냈다.

28일 경기 양상도 LG에게 희망적이었다. 7회까지는 말이다. LG는 KT가 조이현의 오프너 카드 이후 2번째 투수 원상현이 3.1이닝 1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치고 LG도 최원태가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원상현에 이어 나온 KT구원진의 역투에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LG타선이 7회 불을 뿜었다. 문보경이 KT의 구원투수 김민에게 결정적인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면서 1-4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김진성. 사진=김영구 기자
하지만 구원진 필승조가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마운드에 오른 것은 올 시즌 KT를 상대로 이날 실점 전까지 6경기서 6이닝을 비자책 2실점 2홀드 1세이브로 꽁꽁 틀어막았던 베테랑 불펜 투수 김진성. 하지만 김진성이 오윤석에게 솔로 홈런, 황재균에게 투런 홈런을 연거푸 맞으면서 LG는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연장 10회 이지강이 장성우에게 결승 적시타를 맞으면서 쓰라린 4-8 패배를 당했다.

29일 경기 양상도 비슷했다. 오히려 더 쓰라린 부분이 있었다. 바로 LG가 이날 승리를 위해 ‘불펜 에르난데스’ 카드까지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1회 LG의 선발투수 손주영이 내야안타와 번트안타 허용에 이어 2사 이후 로하스와 배정대에게 적시타를 맞고 3실점을 하면서 출발했다.

하지만 늦지 않은 3회 말 LG도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이영빈이 높은 코스의 직구를 때려 우측 방면의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홍창기가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꿰뚫는 추가 안타를 때려내면서 1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LG는 이어 신민재의 우전안타로 만루를 만들고 계속해서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이 깊은 큰 타구를 대비해 깊게 수비하는 KT 수비진이 텅 빈 좌측 얕은 외야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그 사이 1루에 있던 신민재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문보경이 그 신민재를 불러들이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김현수의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들면서 기회를 이어간 LG는 하지만 박동원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추가득점엔 실패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4회 말 LG가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이닝 선두타자 오지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어 오지환이 후속 박해민의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영빈이 역전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4-3으로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흐름을 탄 LG는 홍창기의 중전 안타로 1,3루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 신민재의 땅볼 때 KT는 홈승부를 했고, 3루에서 홈을 파고든 이영빈이 비디오 판독 끝에 최종 세이프가 되면서 1점을 더 내고 5-3으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손주영 또한 초반 난조를 딛고 2회부터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경기 리드를 지켜내면서 LG가 점차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경기 전 예고했던대로 염경엽 LG 감독은 7회 초 에르난데스를 2번째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는 김진성 자리에 나가게 될 것이다. 1경기 최대 투구수는 최대 30개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25구 내외가 될 것 같다”면서 에르난데스를 이번주 불펜으로 기용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막바지 2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단기간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단 뜻이었다. 에르난데스는 2루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1이닝 동안 삼진만 3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7회를 막아내고 자신의 임무를 100% 완수했다. KBO리그 5경기 등판만에 처음으로 구원투수로 나서 깔끔하게 홀드를 올릴 수 있었던 상황.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결국 8회 또 다시 LG 필승조가 무너졌다. LG의 3번째 투수 함덕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자 KT도 문상철 대신 대타 오재일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오재일은 함덕주의 5구째 136km 직구를 추격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빅이닝의 서막을 열었다.

함덕주는 후속 강백호에게 추가 볼넷을 내준 이후 배정대의 희생번트로 주자의 2루 진루를 허용했다. LG가 마무리 투수 유영찬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민혁의 볼넷과 심우준의 안타로 KT가 절호의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로하스가 유영찬의 2구째 포크볼을 통하 우중간을 방면의 싹쓸이 역전 3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경기를 5-7로 역전시켰다. LG는 오윤석에게 추가 적시타까지 허용하면서 1점을 더 내줬고 어느새 5-8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경기를 뒤집을 마지막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LG도 9회 말 마지막 반격에 나섰다. 박동원의 안타 이후 오지환이 좌중간 방면의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이어 박해민의 땅볼로 오지환이 3루로 진루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대타 김범석이 좌익수 방면의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로 오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 7-8, 1점 차 박빙 상황. 하지만 후속 타자 홍창기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결과적으로 LG는 이틀 연속 필승조를 포함한 불펜 카드를 소모한 것은 물론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 카드까지 썼지만 1승 2패 루징시리즈로 고배를 마셨다.

특히 29일에는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1군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하기도 했다. 김광삼 코치가 메인 투수코치로 이동하고 최상덕 투수코치가 1군에서 말소 되어 잔류군 투수코치로 이동했다. 기존의 장진용 퓨처스 투수코치는 1군으로 승격시켰다.

사진=김재현 기자
염 감독은 “김광삼 코치가 메인 투수코치를 맡게 됐다. 분위기 쇄신 차원의 결정”이라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김광삼 코치가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더 많이 아니까 그렇게 결정했다.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지난달 LG는 기존까지 1군을 맡았던 김경태 투수코치가 건강상의 이유로 엔트리서 말소된 바 있다. 이후 최상덕 코치에서 김광삼 코치로 1군 메인 투수 코치가 두 차례나 교체되는 상황에서 투수진, 특히 불펜진이 후반기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 막바지 가장 큰 고비를 맞은 LG가 연속 충격패의 아픔을 이겨내고 반등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잠실=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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