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벌 쏘임 사고 급증…쇼크에 목숨 잃기도
[KBS 청주] [앵커]
벌 쏘임 사고가 크게 늘었습니다.
길고 심한 더위에 말벌 개체 수는 오히려 늘고, 활동도 더 활발해져선 데요.
심하면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인 만큼, 벌에 쏘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현장 K, 그 실태와 예방책을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고시원 건물입니다.
소방대원들이 지붕에 달린 벌집에 살충제를 뿌리자, 벌 수백 마리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근처의 한 아파트에서는 소방 호스로 나무 위에 달린 벌집을 떨어뜨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에어컨 실외기 틈까지 벌집이 들어 찼습니다.
[전영재/청주서부소방서 가경119안전센터 소방사 : "(벌집 제거 출동이) 7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3건이 증가해서 약 31% 정도가 증가했습니다."]
길고 심한 무더위가 벌의 왕성한 번식을 돕고 활동력을 높이는 상황.
지난 7일, 청주에서는 야외에서 식사하던 7명이 벌떼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머리에 벌을 쏘인 60대는 전신 알레르기 과민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숨졌습니다.
이튿날 증평에서도 한 80대가 주택 창고에서 갑자기 나타난 벌떼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인순/벌 쏘임 피해 주민 : "(벌이) 여러 마리가 나와서…. 시커멓고 커, 무슨 벌인지…. (벌에 쏘여서 앞이) 캄캄해지고 숨이 차서 걸음을 못 걷겠더라고."]
이런 벌 쏘임 사고는 충북에서만 지난 5월부터 석 달 동안 548건이 신고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3%, 200여 건 이상 급증했습니다.
벌집을 제거해달라는 신고도 8월 한 달만 평균 약 5천여 건, 한 해 만 여 건 이상에 달합니다.
주로 야산이나 양봉장 주변에 서식하는 벌이 최근에는 도심 공원과 아파트, 상가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고 있습니다.
[최문보/경북대학교 식물방역대학원 초빙교수 : "과거에 비해서 도심 지역의 열섬 현상이 나타나면서 훨씬 더 벌들이 생존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고요. (공원 등) 벌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도시 내부에서 만들어지면서…."]
벌은 어두운 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렇게 밝은 옷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추석 벌초와 야외 활동이 잦은 초가을까지 벌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만큼, 피해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그래픽:박소현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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