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모바일사전, 젊은이들 제주어 공부 계기 위해 개발"
"2021년 발간한 <제줏말 작은사전> 모태 제주모바일사전 개발"
"1980년대 서귀여상 교사시절부터 제주어 교육 관심갖고 준비"
"육지 며느리 위한 제주어교육 자료 모아 책 발간 결심이 계기"
"프로그래머 아들 설득해 1년 동안 밤낮 고생하며 모바일사전 개발"
"제주어 교육위한 제주어 문학관, 제주어 동영상관 배치해 도움"
"전국 지역방언위해 노력하는 분들과 연대하고 싶어"
"모바일사전들고 전국순회 제주어 문학의 밤 등 개최 장기적 계획" 제줏말>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김학준 제주어교육연구소 대표
◇박혜진> 최근 소멸 위기에 있는 제주어를 위한 모바일 사전이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수요인터뷰는 제주어 모바일 사전을 개발한 제주어 교육연구소 김학준 대표를 만나보겠습니다. 제주어 모바일 사전은 어떻게 준비하게 되셨는지요.
◆김학준> 제주어모바일사전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제줏말 작은사전>이 2021년도에 발간되었습니다. 그게 있었기 때문에 모바일 사전을 쉽게 용기를 내서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책자 사진도 좋지만 시대가 시대니만큼 이동성, 휴대성, 편의성 모든 게 모바일을 가리키고 있어서 주변에서도 권유를 해 주셨고 저 스스로도 모바일이라는 도구가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제주어를 검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주어를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자. 그래서 제주어 문학관이나 제주어 동영상관 등의 기능들을 추가하게 된 겁니다.
◇박혜진> 처음 낸 <제줏말 작은사전>을 만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셨겠어요?
◆김학준> <제줏말 작은사전>은 한 6년쯤 걸렸습니다. 이것이 있었기 때문에 덕분에 웹사전을 만드는 데 한 1년 정도 걸렸고요.
◇박혜진> 6년간 이 사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고민을 하셨겠어요?
◆김학준> 6년이라는 기간은 편집에 들어간 기간이고 제가 1980년대 서귀여상 교사 때 학생들과 제주 지명 유래를 조사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죠. 그게 실마리가 되어서 조금씩 해오다가 육지 며느리를 보게 되면서 서두르게 된 것이죠.
며느리한테 제주말을 가르쳐주는데 제주어 사전이 시중에는 마땅히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갖고 있는 자료들을 중심으로 마음속에 뒀던 책 만들기를 서두르자. 며느리 덕분에 하게 된 거죠.
◇박혜진> 제주어 모바일 사전에 담긴 어휘는 얼마나 될까요?
◆김학준> 지난 8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할 때 2만 216개였습니다. 웹사전은 수시로 추가 수정이 가능하니까 매일 틈날 때마다 입력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은 더 많아졌겠죠.
◇박혜진> 제주어를 검색해보면 오류들도 많던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학준> 그건 두 가지 종류입니다. 하나는 제주도청이나 제주학 연구센터에서 운영하는 것들은 시스템 자체가 단어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단어 풀이가 아주 단순합니다.
오히려 제주어를 모르는 사람은 그 풀이 속에서 오해를 할 수도 있게 돼 있고 이용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 데서 오는 문제점이 있고요.
또 하나는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제주어, 사투리 용어 등 그걸 보면 어휘 수가 적기도 하고 잘못된 경우도 많고 특히 유튜브에는 잘못된 것들을 오히려 희화화시켜서 웃음거리로 만드는 부분도 있어서 부끄러울 때도 많고요.
그래서 제가 만든 이 사전이 안정되어서 제주어 친구들을 조직화 해 제주어에 대한 오류를 짚어내서 수정 보완하는 작업도 착수해 볼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어 모바일사전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김학준> 막상 웹 개발을 하려고 보니까 제주어의 속성상 다른 언어와는 달리 제주어는 발음도 풀이도 변동성이 있는 말입니다. 편집 기획자와 웹 개발자 간의 피드백이 수시로 이뤄져야 된다는 얘기죠.
그래서 맞는 웹 개발자를 찾는 게 참 힘들었는데 마침 아들이 프로그래머라서 붙잡고 매달렸죠. '아들아 도와달라. 좀 해주라. 내 평생 소원이다.' 아들도 자기의 생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밤잠을 못 자면서 새벽 2시~3시까지 서울에 있는 아들과 제주에 있는 저와 계속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개발하던 것이 1년 이어진 거죠.
◇박혜진> 제주어 모바일 사전에 다양한 제주어가 담긴 문학 작품을 담으셨더라고요. 어떤 작품들이 있습니까?
◆김학준> 제가 앞에서 이 모바일 사전은 단순한 검색용이 아니고 교육을 위한 방안이 담겨 있다고 했지 않습니까? 교육의 도구로서 제주어 문학관과 제주어 동영상관을 배치한 거죠. 말하자면 제주어 문학 작품은 제주의 생활 속에서 또 생각 속에서 쓰여온 것들이 담겨 있는 보물창고죠. 그런 보물창고를 열어 젖힌다는 겁니다.
문학관에는 시, 희곡, 소설, 수필 분야들이 있는데 거기에 순수한 제주어 문학 작품들입니다. 그것을 감상하는 과정 속에서 제주어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고 호기심도 생기고 하라는 얘기죠.
동영상관에는 제주에 관한 다큐도 수십 개 담겨 있게 됩니다. 계속 추가할 거고 그걸 통해서 제주어의 배경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이고요. 제주어 드라마 지금은 4편이 담겨 있는데 제주어의 실체를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제주어의 실체를 접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는 교육의 기회가 열린다는 얘기죠. 호기심이 생기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번 배워야지 하는 분들한테 공부할 수 있는 자극과 기회를 드린다는 겁니다.
◇박혜진> 앞으로 계획들도 있으시죠?
◆김학준> 일단 제주어로 된 일상생활에 쓰이는 말이든 전문 용어든 가능한 모든 것을 수집해서 모바일 사전에 담아놓고 모든 분들이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드리고 싶고요.
또 하나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 방방곳곳에 지역 방언이 있습니다. 지역방언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과 연대하고 싶습니다. 지역 방언을 살리는 게 제주 방언을 살리는 길이죠.
제주어모바일사전이 이제 시작됐으니까 좀 안정이 되면 제주어 모바일 사전을 들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제주어 문학의 날이나 제주 문학의 밤 등을 개최하면서 소멸 단계로 들어간 우리 제주어를 살릴 수 있는 자극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용기들을 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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