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이용 없는 놀이터…없애는 게 우선?
[KBS 제주] [앵커]
저출생 영향과 어린이들의 생활 변화로 놀이터에서 아이들 보기가 쉽지 않죠.
제주에서도 이용이 적은 놀이터를 점차 없애기 시작했습니다.
출산은 장려하는데, 놀이터는 사라지는 현상, 강인희 기자와 함께 고민해보시죠.
[리포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
시장 안에 양용찬 열사 추모비 등이 함께 있는 놀이터가 눈에 띕니다.
자녀를 동반한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았다는 반가움도 잠시, 이곳저곳 흡연과 음주 흔적에 금새 자리를 뜹니다.
[허향립/중국인 관광객 : "마음이 안 좋은 느낌이 들었어요. 놀이터 그냥 제대로 하고 애들이 진짜 안심하게 놀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서귀포시는 어린이 대신 노숙자들의 접근이 늘자 내년부터 이 놀이터를 없애고 녹지공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서귀포시의 또 다른 놀이터.
작가의 산책길과 연결돼 있고 자연 속 미술 작품이 어우러진 이 놀이터는 제주도의 제안으로 조만간 없어집니다.
[이형희/서귀포시 공원관리팀장 : "잔디광장이라든가 아니면 청소년들이 와서 야외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을 조그마하게 마련해 준다거나 해서 종합문화 공간으로 (계획 중입니다.)"]
이처럼 어린이들의 이용이 많지 않은 놀이터들,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효율성 차원에서 없애는 게 맞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졌습니다.
도내 도시공원 어린이 놀이터는 150여 곳, 아파트 단지까지 하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저출생과 어린이들의 생활변화 등을 이유로 놀이터를 없애기보다, 획일적인 놀이터 공간에 변화를 줘 한 명의 어린이라도 더 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고지우/7살 : "놀이터 오면 화장실이랑 뺑뺑이랑 방방이가 있으면 좋겠어요."]
순천의 아파트와 상가 사이 좁은 도로변 120미터가 놀이터로 변했습니다.
짚라인과 원형관은 매일 해도 재밌습니다.
순천시가 어린이 없는 놀이터를 고민하다 2016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기적의 놀이터는 8개로 확대됐습니다.
[문형숙/순천 기적의 놀이터 활동가 :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이 다시 와서 놀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을 했어요. 이용을 많이 할 수 있는 높이나 속도를 만들어줬더니 어른이나 중고등학생까지 이용하게 돼요. 그리고 지금은 어른들도 이용합니다."]
아동친화도시와 출산장려를 외치는 제주도.
어른들의 판단으로 놀이터를 없애기보다 이 공간의 주인인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 게 우선일 것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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