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 속 제주서도 응급실 뺑뺑이…불안한 환자들
[KBS 제주] [앵커]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제주에서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19구급대의 병원 재이송 건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응급환자 이송을 맡은 구급대원이 병원과 긴급하게 통화합니다.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80대 여성분이시고, 지나가는 행인이 '주저앉아 있다'고 신고해서, fever(열이)가 40도가 넘으시고."]
[A 병원/음성변조 : "nr(신경과) 있는 데로 가야 해요."]
다른 병원에도 연락을 해보지만 계속해서 환자 이송을 거절당합니다.
[B 병원/음성변조 : "다른 병원 지금 안 돼요? 우리 병원 지금 전원해야 할 케이스(환자)도 있어서 안 되는데."]
[C 병원/음성변조 : "ICU(중환자실)가 없어요."]
결국, 이송 병원 선정까지 30분 넘게 뺑뺑 돌기만 하며 초를 다투는 응급환자의 귀중한 시간이 허비됐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도, 50분여간 대기해야 했습니다.
또, 다른 응급 환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제주시 조천읍에서 음독 사고가 있었지만, 제주시에 있는 병원으로 가지 못하고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병원에서는 전문의 선생님이 안 계셔서 진료가 안 된다거나 아니면 응급실이 너무 꽉 차서 진료가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까운 응급실 앞에서 대기하면서 받아주는 병원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전화를 돌리거든요."]
지난해 제주에서 119 환자 재이송 건수는 198명.
올해는 지난 13일까지 벌써 196명이 재이송됐습니다.
한 달 평균 26명이 응급실 뺑뺑이를 돌고 있는 겁니다.
겨우 병원에 도착해도 바로 응급치료를 받을 수도 없습니다.
보통 50분에서 많게는 2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고, 이 시간 구급대원도 함께 기다릴 수밖에 없어 출동 공백도 생깁니다.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제주도는 지역적인 특성상 응급실 개수가 한정적이다 보니까, 모든 병원이 수용이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포화인 병원에 가서 (환자가) 기다리는 경우도 많고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응급실 뺑뺑이와 대기로 환자들은 다시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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