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브리핑에 경향 "궤변 연발" 한겨레 "자화자찬 125분"
[아침신문 솎아보기] '자화자찬' '불통' 비판 나온 국정브리핑·기자회견
경향신문 "국민이 바보인가" 중앙일보 "민심과는 거리 멀어" 지적
한겨레 "'교육 불평등에 도전' 해온 조희연, 10년만에 씁쓸한 퇴장"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 대해 민심과는 거리가 먼 '국정 자화자찬'에 그쳤다는 반응이 나온다. 30일 아침신문에서 한겨레는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낸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자기 생각을 강변만 하지 말고 사안에 따라 민심을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제목을 <국정 자화자찬 125분>으로 보도했다. 한겨레는 해당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이해집단의 반발에 따른 불안과 위기에도 의대증원 등 주요 국정 과제는 변함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며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이나 '김건희 여사 특혜 조사' 논란과 관련해선 '아무 문제가 없는데 정치 공세를 편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의료대란 인식을 중점적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의료공백 위기에 대해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의료체계가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는 “의료 현장을 한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특히 지역의 종합병원들 이런 데 가보시라”고 말했다.
관련해 한겨레는 2면 기사 <'응급실 뺑뺑이' 아우성인데…“병원 가봐라, 원활하더라”>에서 “권역응급센터 10곳 가운데 7곳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가 12명 미만으로, 원활한 운영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건양대병원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만이 버티고 있었다”며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했다. 한겨레는 “현장에선 전공의 이탈에 따른 피로 누적 등으로 있던 전문의마저 떠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발언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尹 “의대증원 마무리됐다” 쐐기>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보류안을 거부하면서 의대 증원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못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의사단체는 '예상했던 대로'라며 반발했고 한 대표는 '응급실·수술실 상황이 심각하다. 그런 점에서 대안이 필요하다'며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진 기사에선 '비상진료 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하며 “응급실 문을 일시적으로 닫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대형병원이 줄을 잇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 남부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아주대병원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목요일 오후 7시까지 만 하루 동안 문을 닫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최근 일주일 동안 일부 진료가 제한된 곳이 52곳에 달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을 부인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다뤘다. 이어진 기사 <세 번째 '소통'…달라진 게 없다>에선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기존 국정운영 기조는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등 민감한 문제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야당에서 '불통회견'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1면 기사에서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을 법률에 명문화하고 세대별 보험료 인상에 차등을 두는 내용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주로 다뤘다.
중앙일보 “대통령 상황 인식, 민심과는 거리 멀어”
이번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 대해선 민심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보여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기사 <브리핑 41분 중 24분 '국정 성과' 강조에 할애>에서 “경제도 외교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자평이 주를 이뤘고, 자기반성을 하거나 외부 비판에 귀 기울이는 대목은 찾을 수 없었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운영 지지율이 30%대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 인식이 민심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뉴라이트·채 상병' 궤변 연발한 윤 대통령, 국민이 바보인가>에서 “국민 다수는 윤 대통령이 석 달 만에 가진 이번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이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성찰하고 협치의 계기를 만드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그 기대를 여지 없이 깨버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낸 자리였다”며 “국민 눈높이를 무시한 대통령의 '마이웨이'는 더 큰 분노만 부른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시중 민심과 괴리를 드러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완고하게 되풀이하는 느낌을 줬다. 자기 생각을 강변만 하지 말고 사안에 따라 민심을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가 아쉽다”고 했다. 채 상병 특검 관련 발언에 대해선 “채 상병 사건에서 대통령실이 얼마만큼 관여했는지는 아직 명확지 않다. 오죽하면 여당에서조차 '제삼자 추천 특검' 아이디어가 나왔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의료대란 인식에 대해서도 “아무리 상황을 낙관적으로 봐도 지금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로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일부 사안에선 군색하거나 엉뚱한 해명을 내놓았고, 곳곳에서 민심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대통령실 관련 의혹에는 과연 민심을 알기나 하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동아일보는 “어제 윤 대통령 회견은 여러모로 아쉽고 답답했지만, 언어가 훨씬 다듬어졌고 시간도 다소 늘었다”며 “앞으로 회견은 더 자주 더 길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금, 교육, 노동, 의료개혁과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위기 극복까지 '4+1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한 윤 대통령에 대해 동아일보는 “임기 내 개혁 완수가 목표라면 국정 3년 차의 대통령 기자회견은 개혁 추진 현황과 어려움을 설명하고 국민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어야 했다”며 “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도 왜 같은 다짐만 하고 있는지 국정 운영 전반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교육 불평등에 도전' 해온 조희연, 10년만에 씁쓸한 퇴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교사 특혜 채용 혐의로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확정돼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30일 대다수 아침신문이 이 소식을 1면에서 다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의 첫 '3선 교육감'인 조 교육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대상이 되는 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곧바로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조 교육감은 2018년 전교조 출신 해직교사들을 임용하기 위해 공개채용 시험을 가장한 특별채용 절차를 진행토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선고 뒤 “현실 법정에서 수용되지 않더라도 가치 있는 일을 위해 고통을 무릅써야 할 때가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기사 <학생인권조례 등 현안 속 '진보 교육감' 하차 “법원 결정 존중하지만…기막힌 현실에 회한”>에서 “조 전 교육감이 '진보'를 표방하며 내세웠던 서울시 교육 정책도 오는 10월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에 1인 시위 등을 하며 대응했던 조 전 교육감이 물러나면서 학생인권조례 유지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교육 불평등에 도전” 해온 조희연, 10년만에 씁쓸한 퇴장>에서 그간 조 교육감이 추진해 온 정책을 정리했다.
한겨레는 “조 교육감은 전임인 곽노현 전 교육감이 씨앗을 뿌린 무상급식을 유·초·중·고로 확대해 완성했다”며 “2002년 서울경운학교 이후 17년 만에 공립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 등을 설립했고, 자유학년제 교육과정을 도입한 오디세이 학교도 설립했다. 한편 '일반고 전성시대'를 주창하며 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자사고 지위를 박탈당한 고등학교가 제기한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일반고 전환 정책도 백지화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교육감은 세 번째 임기에 들어서는 '국·토·인·생'(국제공동수업·토론교육·인공지능교육·생태전환교육)을 제시하는 동시에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과 맞서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의 사망 사건 이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 침해에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는 주장을 들고나온 보수진영의 주도로 서울시의회에서 폐지안이 통과되자 조 교육감은 대법원에 폐지 무효 확인 소송을 청구했다”고도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선거 보은' 조희연 교육감직 상실, 깜깜이 직선제는 이제 그만>에서 “여야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감 선출 방식 개선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오래전부터 교육감 선출 방식을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나 시도지사 임명제 등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다. 굳이 직선제를 하려면 차라리 정당 공천을 하자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전교조에 유리한 현행 직선제를 바꾸기를 꺼려 논의 진척이 전혀 없는 상태”라며 “이제 조 교육감까지 선거 제도 문제에서 비롯된 불법으로 직위를 잃는 것을 보고도 제도 개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중앙일보도 “선출된 교육감들이 사법리스크에 흔들릴 때마다 직선제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됐다”며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직전 2022년 6월 선거비용 국고보전액을 기준으로 100억 원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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